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임직원 행복"..비정규직은 불행

신년사에 비정규직원 비난, 9일 총파업 돌입

입력 : 2014-01-02 오후 5:09:49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임직원들의 행복이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고객, 직원, 사회 모두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성장을 함께 만들어 가자."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신년사 중)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는 0.5시간제 도입으로 7.5시간 근로 계약을 맺고 있지만, 실제로
는 연장 수당 없이 8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 0.5시간(30분) 계약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노조)
  
0.5시간제 운영으로 비정규직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올 한해 키워드로 '임직원들의 행복'을 언급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사진)은 지난 31일 '모두가 행복한 성장을 위해 서로가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신년 메시지를 자사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도사장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2013년 한 해 7개 대형 점포의 성공적인 리모델 등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노력들은 대형마트 영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며 한 해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또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대하여 "신속하고, 과감하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며 이에 "임원들과 함께 미래 유통 전략을 위해 연구 중이며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3월)하기 전에는 회사의 장단기 전략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임직원들의 행복"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고객, 직원, 사회 모두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성장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도 사장이 임직원의 행복을 강조한 이날 홈플러스 노조는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7시 울산 동구지부·울산 중구지부·울산 남구지부·부산 감만지부·부산 센텀시티지부 등 5개지부 400여명의 조합원이 일시에 일손을 놓고 매장을 나왔다.
 
노조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30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는 계약 방식을 파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오전조과 오후조가 근무 교대할 때 걸리는 30분에 대한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사측이 꼼수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국현 노조 선전국장은 "계약 시간을 넘기는 연장근로가 발생해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매년 113억원 규모의 임금 체불이 발생해 왔다"며 "임직원의 행복을 글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사에서 발생한 사회적 이슈는 해결할 생각도, 대화할 생각도 없이 임직원들의 행복을 강조하는 것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는 9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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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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