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새해 증시 첫날 코스피 지수는 장밋빛 전망을 뒤로 하고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1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강세, 4분기 기업실적 부진 우려감 등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엔환율 하락세 '부담'..4분기 실적전망도 '흐림'
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4.15포인트나 내린 1967.1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3422억원, 기관도 130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만이 46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50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2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 영향으로 원·엔 환율 역시 장 중 996.96원까지 내려가며 1000선이 붕괴됐다. 5년여만에 최저치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주가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환율영향을 받은 외국인이 연초부터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 역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영향으로 자동차 업종 등 하락세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고, 삼성전자 이슈도 한몫했다"며 "또 장중에는 중국 PMI 지수가 영향을 미치며 외국인이 현·선물에서 다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News1)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환율과 관련한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균 KDB
대우증권(006800) 연구원은 "새해가 됐지만 여전히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우려가 큰 가운데 무엇보다 원·엔 환율의 하락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원화 강세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반면, 엔화는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환율이 1월 국내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가능성 높아 위험관리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팀장은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도 부진하게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2006년 이후 7년 연속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팀장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 발표 흐름이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4분기에는 대외 경기와 무관한 빅배쓰(일시적 부실처리) 효과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테이퍼링 이슈는 '끄떡없어'..수급도 '양호' 전망
반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1월 최대 악재로 우려됐던 미국 예산안이 사실상 합의됨에 따라 쇼크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다.
마주옥
키움증권(039490)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는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정치적인 불확실성 완화 등은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는 미 정책 변화의 상당부분이 시장에 내재화된 것으로 판단되며,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정책의 변화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동향(표 제공=교보증권)
수급상황도 어느 정도 안정적이어서 외국인은 순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김학균 팀장은 "1월 장세에서 수급은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은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며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미 지난 11~12월에만 5744억원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순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마주옥 팀장은 "당분간 글로벌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테이퍼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수급상황은 매도세보다는 완만한 매수세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1월 톱픽(Top pick) 업종은 유통, 화장품, 철강, 자동차 업종 등이 제시됐다. 단기적으로 엔화 이슈가 제거되지 않는다면 연초에도 내수주 관심이 우선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4분기 실적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소비재, 의료, 통신, 유틸리티 섹터도 눈여겨보라는 조언이다.
(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