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0원까지 오를 수도"-산은硏

"동유럽發 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 대두"

입력 : 2009-02-19 오전 11:49:18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동유럽 등 신흥국 통화에 대한 불안심리 여파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5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19일 '신흥국 위기의 재확산과 원화가치 급락' 보고서에서 "폴란드, 헝가리, 체코를 중심으로 위기설이 대두되며 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화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동유럽 등 신흥국 위기설이 겹치며 원화 역시 이들 국가의 통화와 함께 일시적인 가치하락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산은연구소는 전망했다.
 
산은연구소는 이같은 영향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자조달 여건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의 취약점이 부각되면서 국내 은행들에 대한 크레딧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급등해 외자공급에 차질을 우려된다는 것이다.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17일 현재 한국이 412bp(1bp=0.01%)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0bp를 돌파했다.
 
주요 성장엔진인 수출이 급감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 일로에 있는 것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5.6%, 전년 대비 3.4% 감소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증가율도 전년 동월 대비 33.8% 감소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산은연구소는 또 최근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국내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속되는 흐름도 원화 가치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산은연구소 관계자는 "1500원선 돌파는 2주 안에 단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장기적인 추세에서 큰 흐름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하 산은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국내 증시에서 줄곧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이달 중순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며 "안전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달러를 매수하려는 송금 수요가 가세해 원화값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연구소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3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한국의 외환보유고 현황을 감안할 때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며 국제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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