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순이익이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KB·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계는 5조32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30.9%(약 2조4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신한지주(055550)가 전년보다 18.5% 감소한 가운데 4대 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2조원 이상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분기당 5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냈으나 4분기에는 4300억원 정도 순익을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105560)은 지난해 전년보다 21.2% 감소한 1조3484억원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에 유가증권 손실과 부실채권을 처리하면서 순이익이 1000억원을 밑돌았었다.
이런 순이익 감소는
STX(011810) 등 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해 손실을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도 줄면서 이자이익도 대폭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국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은행수익의 핵심지표인 NIM 개선에는 큰 요인이 없는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조선·건설사 부실에 저금리까지 겹치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며 "순이자마진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이익 감소 폭이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아 NIM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2.1%)일 것"이라며 "여기에 한계기업이 속출해 부실채권이 늘어난다면 지난해 이상으로 순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업권간 시너지 강화, 비이자이익 확대 등 새해 재기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과거와 같은 여신 위주의 운용만이 아니라 투융자복합상품, 다양한 대체투자 방안 등 고객자산과 보유자산의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소매금융분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여 경영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비은행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가계와 기업 여신 양 쪽의 시너지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행동분석 등을 통해 고객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며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지금껏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미개척 분야에서 신규 수익원을 적극 발굴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