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노령연금 7년째)고단한 노후 버팀목될까

(하)전망과 과제
국민연금 연계..끝없는 논란
잘못된 용어로 혼선 자초.."사회적 합의 필수"

입력 : 2014-01-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기초노령연금은 오는 7월부터 기초연금으로 바뀐다.
 
새로 도입될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동해 월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새로운 기초연금 제도를 통해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어르신의 90%인 353만명에게 20만원씩 지급된다.
 
다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연금액이 10만~20만원으로 차등 지급될 예정이어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을 오랜 기간 낸 사람일수록 기초연금은 덜 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5년마다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를 통해 물가상승률과 수급자의 생활수준, 국민연금 가입자 월 평균 소득(A값) 변동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토록 했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기준연금액을 올릴 경우 기존 제도보다 점차 수령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기존 기초노령연금법은 연금액을 2028년까지 A값의 10%까지 인상키로 하는 등 해당 시점에는 연금액이 20만원이 되도록 설정됐다.
 
◇끝없는 논란
 
정부는 "미래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향후 안정적으로 연금을 보장하기 위해서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기초노령연금과장은 "모든 어르신이 아니라 차등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부분"이라며 "재정 여건도 넉넉한 상황이 아니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기초연금을) 주기 보다는 급한 어르신들께 우선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선별적 복지다. 반대 여론도 많다.
 
기초연금의 혜택에서 누군가를 배제한다면 배제 받은 사람이 세금을 내려고 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기초연금의 재원은 세금이기 때문이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를 기초연금 혜택에서 배제하면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컨대 부자를 건강보험제도에서 배제하면 앞으로 그들이 남을 위한 세금을 내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초연금, 용어부터 혼선
 
제도 용어 선택이 잘못돼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공적부조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에 본인 기여에 연동돼 급여가 결정되는 '연금'을 포함시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기초연금은 연금이 의미하는 것처럼 개인이 내는 돈에서 나오는 성격이 아니라 100%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적부조 개념이므로 '연금'보다는 '수당'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기초연금을 노령수당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기초연금을 권리로 본다면 연금이란 용어가 어울리고,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한다면 수당이 어울린다"면서도 "기초연금이 필요한 분들께 우선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혼란을 최소화하고 굳이 구분하자면 수당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김진수 연세대 교수는 "기초연금은 하위 70%에게만 지급하므로 보편적 복지가 아닐 뿐더러 공적부조로 기능하는 '수당'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많은 사람에게 준다"며 "학문적으로 구분하기엔 제도의 성격이 너무 어중간하다"고 지적했다.
 
◇"민·관·정 협의체 사회적 합의 도출해야"
 
올해 예산안에서 기초연금에 책정된 예산은 5조2000억원.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에서 기초연금법 제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연말 민간 전문가와 정부, 정치권이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특히 정부가 올 7월부터 기초연금을 지급하려면 올 상반기 내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6·4 지방선거를 앞둔터라 오는 2월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월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4월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7월 지급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며 "2월 통과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러나 "기존 틀(기초노령연금)에서 바꿔도 되며 국민연금 연계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양측의 대립각이 커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여야간 타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긴 노후 버팀목이 되어야 할 기초연금은 걸음도 떼기전 휘청댈 게 자명하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공약 불이행 문제 등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야당도 양보할 것은 양보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며 기초연금 지급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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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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