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중국행 하대성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했다"

입력 : 2014-01-08 오후 4:29:59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떠나는 하대성(오른쪽). (사진제공=FC서울)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FC서울에서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는 하대성(29)이 이적 결심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하대성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에서 "중국 리그가 발전하고 있는 것도 맞고 새로운 리그에서 도전하고 싶었던 것도 맞다"면서도 "나이를 생각했을 때 분명 금전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6일 데얀(전 FC서울)이 장수 세인티 이적 배경을 밝힌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선 K리그 선수들의 중국 이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가 선수들을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하대성도 이런 지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대성은 베이징 궈안과 3년간 연봉 120만달러(약 12억7800만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는 160만달러(약 17억400만원)로 추정된다.
 
하대성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났던 중국 팀들의 수준이 높았다"면서 "꼭 중국에서 성공해 K리그의 위상을 알리고 FC서울에서 은퇴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대성은 지난 2004년 K리그 데뷔해 2010년부터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4년간 119경기에 출전해 22득점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FC서울의 K리그 우승(2010년, 2012년), 컵대회 우승(2010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년)을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2012년부터는 2년 동안 FC서울 주장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하대성과 일문일답.
 
-어떤 이유에서 중국행을 택했나?
 
▲매년 챔피언스리그를 하며 중국 팀을 접했다. 그때마다 점점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리그 자체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영입됐다. 리그가 많이 상향됐다고 생각했다. K리그 선수들이나 국내 선수들도 중국으로 많이 이적하고 있다. 제 나이를 생각했을 때 분명 금전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었다.
 
-중국 이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은데?
 
▲기사를 봤다. 어떻게 우리보다 낮은 리그에 가면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댓글이 있었다. 저도 중국 리그를 많이 접하진 못했다. 그런데 김영권(광저우) 얘기를 들으면 중국 리그도 무시할 수 없다. 영권이가 중국 리그도 좋은 리그라 말했다. 관중이나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엄청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중국에 가는 선수들에게 우려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FC서울과 베이징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데?
 
▲프로 선수는 자기가 속한 팀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정확한 상황은 모른다. 서울에서 경기를 하게 되면 팬들과 모든 사람들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중국행 결정 이후 힘들었던 순간은?
 
▲팬들을 만났을 때 조금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 남길 원하는 분도 있고 K리그 위상을 더 높여달라는 팬들도 있었다. 중국 이적 결정 후 팬들과 접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4년 동안 팬들에게 감사하다. 반드시 나가서도 K리그 위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또 다른 목표는 돌아와서 서울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것이다.
 
-투자 때문에 중국 리그가 외형적으로만 올라온 것은 아닌가?
 
▲가서 많이 접해봐야 선수들의 능력을 볼 수 있다. 분명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올라온 중국 우승권 팀들과 선수들은 기량 면에서 뛰어났다.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뛰며 보고 배운 게 그런 성장을 이뤘다고 본다. 광저우와 맞붙었을 때도 외국인선수가 아닌 중국 선수들도 뛰어났다.
 
-중국 리그에서 각오는 무엇인가?
 
▲팀을 정상권으로 올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베이징이라면 우승권에 있는 팀이라 본다. 팀 또한 챔피언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지 기자회견에서도 정상권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련해서도 큰 도전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FC서울에 1년 더 남게 된다면 분명 더 안주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중국 이적은 모험이라 생각한다. 최고의 목표는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다.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리그를 접하니 준비를 잘 해서 반드시 월드컵에 도전하겠다.
 
-FC서울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FC서울에 오기 전에는 길에 다녀도 아무도 몰랐다. FC서울에 오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래서 인터넷상에서도 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중국 진출 배경도 어떻게 보면 FC서울 팬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몸은 떠나지만 FC서울 팬들을 절대 잊지 않고 성공해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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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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