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기아차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된 K9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2012년 출시, K시리즈의 정점을 찍었지만 정작 시장으로부터는 외면된 전작의 굴욕을 씻겠다는 각오다.
기아차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9 2014'를 전격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판에 돌입했다. 기존 모델보다 중후한 품격과 세련미를 강조하는데 초첨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기존 K9(왼쪽)과 2014년형 K9의 전면부 비교.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사진=기아차)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 그중에서도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눈에 띈다. 기존에 호랑이코를 연상시켰던 세로 그릴이 격자형으로 변경됐으며, 상하좌우 폭이 넓어졌다.
아울러 길어진 면발광 타입의 LED 포지션 램프와 위치가 바뀐 LED 방향지시등 등도 변화의 포인트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크다 보니 다른 변화가 크게 와닿지 않는 느낌이다.
측면부는 기존 대비 역동적인 스타일을 강조했으며, 후면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LED 방향지시등 렌즈 커버를 화이트 컬러로 변경해 한층 모던해졌다.
인테리어 역시 품격 높이기에 주력한 모습이다. 센터페시아를 블랙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처리했으며, 우드그레인과 크롬재질을 혼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성능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안전사양을 확대한 것이 두드러진다.
우선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를 전 모델에 기본 장착했고, 3.3모델 이그제큐티브 트림 이상에는 9.2인치 내비게이션을 기본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횡방향 장애물 감지 기능이 추가된 '후측방 경보시스템' ▲동승석 메모리 시트 ▲운전석 위치 설정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트림은 기존 3.3모델과 3.8모델 각각 3가지 총 6개에서 5개로 단순화했다.
가격은 3.3모델의 경우 ▲프레스티지 4990만원 ▲이그제큐티브 5590만원이며, 3.8모델의 경우 ▲노블레스 6260만원 ▲VIP 6830만원 ▲RVIP 7830만원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 300여만원 저렴해졌다.
기아차는 2014년형 K9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다시 환기시키겠다는 각오다. 판매목표도 월 500대 수준으로 현실화했다. 지난 2012년 5월 출시 당시 월 판매목표를 2000대로 잡았던 것을 생각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기존 K9의 경우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 지난 2012년 6월 판매량이 1703대로, 목표인 2000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게다가 지난해엔 월 평균 419대 수준에 그쳤다.(연간 판매량 5029대)
기아차 관계자는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당시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대형차보다는 3000cc 이하의 차량을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기아차는 2014년형 K9을 현대차의 최고급 대형세단인 에쿠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이미지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에 밀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겉돌던 이미지에 대한 반성이다.
'K9 살롱 드 나인'이라는 최고급 라이프스타일 체험행사도 마련한다. ▲칵테일바 ▲바버샵 ▲슈케어 ▲테일러 스타일링 코칭 등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40·50대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제공함으로써 K9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트림에는 없는 5000cc 트림도 검토 중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5000cc 트림은 실제 판매량이 많은 모델은 아니지만 고급세단이라는 상징성이 있다"며 "기존 고객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형 K9이 기존의 부진을 털고 기아차 바람대로 프리미엄 고급세단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답은 시장에 달렸다.
◇2014년형 K9.(사진=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