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시간 연장..업계 반응 엇갈려

"거래대금 증가" vs. "유인효과 미미"
증권업 종사자들 반발 예상..근무환경 급변 우려도

입력 : 2014-01-10 오전 11:23:32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한국거래소가 주식거래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증권사들은 기본적으로 거래시간과 비례해 거래대금이 늘어나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거래주체' 자체가 실종한 상황에서 시간연장이 주는 유인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소는 전날 발표한 '자본시장 선진화 전략'을 통해 현행 6시간인 정규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해외 거래소들이 6시간 30분~8시간의 거래시간을 유지하는데 반해 국내 증시 거래시간은 이보다 짧아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밖에도 차익거래의 증권거래세 감면 방안 등이 제시됐다.
 
증권업계는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비쳤다. 수탁수수료와 거래대금이 확대되면서 업황개선이 이뤄질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 비용은 발생할 게 없으니 정규 시장 연장만 반영해도 영업이익률은 16%,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시장 연장과 거래세 감면을 통해 수탁수수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산술적으로 거래시간이 늘어난다면 시간당 9000억원의 거래대금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거래소 지분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들의 상장차익도 기대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증권사들은 장부가액을 거래소 지분가치 대비 약 1.5배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어 상장할 경우 가치산정에 따라 차익 인식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039490)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위탁 시장점유율이 높고 데이 트레이더의 활용도가 집중된 키움증권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타사대비 브로커리지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은 키움증권이 대표적 수혜주"라며 "대우증권(006800)은 공매도가 많았던 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년래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장참여자가 시장을 외면한 상황에서, 시간연장이 거래대금 확대의 유인효과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무환경이 대폭 조정될 것이라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소의 주식거래시간 연장의 실효성 크지 않아 도입하더라도 거래대금 증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증권사 노조의 반발도 많아 도입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노조위원장은 "증권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주식시장 연장이 거래량을 늘린다는 발상은 유아적이고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며 "거래소에 항의방문하는 등 내부적으로 여러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도 "이번 거래시간 연장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 신중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9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는 '선진화 전략'을 통해 현행 6시간인 정규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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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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