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CES의 꽃'이라 불리는 TV시장을 먼저 들여다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경쟁이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올레드와 커브드 TV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데 반해 올해는 소비자 마음대로 TV 곡면을 휘었다가 펼 수 있는 가변형 TV를 동시에 내놨습니다.
기술적으로 삼성전자가 한 수 위라는 분위깁니다. 통상 UHD TV에서 곡면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UHD 벤더블 TV를 내놓은 삼성이 올레드 TV를 선보인 LG보다 기술적으로 더 고난이도라는 겁니다.
반면 LG전자는 이번 CES 무대에 웹 OS를 탑재한 TV를 선보였는데요. 스마트TV가 결코 스마트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LG전자가 사용이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CES의 또다른 볼거리는 울트라 HD로 불리는 초고화질 TV를 둘러싼 한중일 삼국간 기술 경쟁입니다. TV 판매업체 중 UHD TV를 전시하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UHD TV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이처럼 국내 기업들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경쟁이 더 심해지는 모습이예요.
기자: 한 마디로 말하자면 중국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치고 올라오는 반면 일본기업들은 특유의 기술력을 내세워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CES에서 TCL과 하이센스 등의 중국기업들은 65인치 곡면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들은 국내 제품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초저가로 UHD TV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중국회사들의 화질이 빠른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갑니다.
현재 UHD TV 시장을 선점한 건 일본업체입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HDTV 시장에서 한국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겠다며 민관 합동으로 총공세를 펼친 결과입니다. 4K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일본기업들은 TV뿐 아니라 UHD 콘텐츠를 감안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중·일 TV 제조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CES에서는 유독 웨어러블 기기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기자: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기기를 뜻하는 웨어러블 제품이 혜성 같이 등장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일제히 출시했는데요. 대부분 손목에 차는 시계나 안경 형탭니다. 이번 CES에서 웨어러블 기기가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장이 됐습니다.
LG전자의 '라이프밴드'는 손목에 밴드를 차고 있으면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을 알려주고, '심박동 이어폰'을 사용하면 이어폰에 장착된 센서가 귀 주변 혈류량을 체크해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알려줍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 들었는데요. 타이어 압력이 부족하거나 전등이 켜진 채로 운전자가 시동을 껐을 때 손목시계 알람을 통해 공지를 줍니다. 이밖에 소니는 일상을 기록하는 스마트밴드를, 레이저는 '나부'라는 이름의 피트니스 밴드를 출시했습니다.
앵커: 올해는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 간 플랫폼 통합을 노린 '스마트홈'도 본격화됐다구요.
기자: 삼성전자는 집안 가전기기와 스마트폰을 연결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퇴근 한 시간 전 에어콘을 스마트폰으로 미리 켤 수 있고, 해외 출장 중에도 인터넷을 이용해 집안의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가전제품과 대화할 수 있는 '홈챗'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라인 채팅창에 "청소는 언제 했어?"라고 치면 청소기가 "오늘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지그재그 모드로 청소 완료했어요"라는 답을 보냅니다. 지난해 MWC에서 '연결사회'를 제시했던 퀄컴도 '커넥티드 스마트홈'을 공개했습니다. 도어락과 조명, 냉장고, 에어컨 등이 상호 연결됩니다.
앵커: 스마트홈이 실용화되면 좀 더 편해지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자동차업체들의 선전도 주목할만 한데요.
기자: 올해 CES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총 9개의 자동체 업체가 참가해 각종 볼거리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미래 지향적인 컨셉카 전시를 비롯해 사용자의 사용성 확대를 위한 기술들과 네트워크·스마트폰 등 연결성 관련 기술들을 전시했습니다.
기아차는 컨셉카와 차세대 전기차 전용 유보를 전시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예약 충전하거나 원격으로 차량 상태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전자의 버릇과 과거 이력을 토대로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예측형 사용자 경험' 시스템을 최초 공개했습니다. 아우디는 자동 주행 시스템과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명 등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자동차 기술의 결정판으로 언급되는 자율주행도 이번 CES를 통해 보다 구체화됐습니다. 아우디가 엔비디아의 초고성능 칩셋과 각종 센서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연하면서 관심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