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동유럽 빈국에 대한 이민 규제가 풀리고 사회복지 책임이 이주민이 거주하는 나라에 지워지면서 서유럽 선진국 내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5월에 열리는 유럽의회를 앞두고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이민자에게 제공하는 사회복지 혜택이 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이주민이 거주하는 나라의 정부에서 그 이주민의 사회복지혜택 부담을 진다는 새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이후 반이민 정서가 확산된 것.
유럽연합(EU) 빈국 출신의 노동자들이 복지혜택만을 노리고 서유럽 선진국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가 급증한 나머지 '복지관광(benefit tourism)'이라는 단어가 서유럽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영국 내 반이민 정서는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 2004년 이후 동유럽인들이 영국으로 대거 넘어오면서 경제 문제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이전부터 내부에 팽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민 자녀들에 대한 사회복지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민자 유입에 강경한 태도를 내비친 것도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현지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 빈곤이민을 우려하는 이들이 응답자의 60%에 달했고 우려가 지나치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독일 정치권에서도 반이민 정서를 등에 업고 이주민에 대한 복지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연합 소속 기독교사회당(CSU)은 EU 회원국 출신의 이주자들이 독일 체류 첫 3개월 동안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영국과 독일 등 주요국의 이민 반대 여론에도 EC의 입장은 단호하다. 자유로운 인력 이동은 EU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며 해당국의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라즐로 안도 EU 집행위원은 "인력 이동으로 기술격차와 인력부족 현상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민자들이 본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복지관광론은 근거가 없는 개념"이라며 "오히려 이주민의 세금을 통해 해당국의 세수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