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비상걸린 정부

전문가 "적절한 시점에 확실하게 개입해야"

입력 : 2009-02-20 오후 2:19:00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20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선을 돌파하면서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실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은 대책 마련회의를 수시로 열며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시장개입은 하되 어느 정도 선에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지에 대한 논의다. 그러면서도 투기세
력에 의한 감시도 늦추지 않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한은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냥 가진 않는다"고 밝혔다.
 
시장에 필요할 경우 정부가 나서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 날 국회에서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 "최근 환시에 개입을 안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해 이미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외환시장에 7~8억달러로 추정되는 소규모 매도 개입을 했다.
 
강만수 장관 재직 때 하루 최대 50~60억달러 규모로 매도 개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윤 장관은 자제력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2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가 있지만 그렇다고 국제금융시장의 앞날을 한치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 개입을 통해 시장에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문제는 당국의 '립서비스'로는 상황이 진정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외환시장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환율이 저절로 안정된다는 보장이 없어 개입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환율 변동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며 지나치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당한 쏠림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투기세력의 관여 여부도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윤증현 장관 취임 당시 가급적 시장에 맡기겠다는 약속에 대해 시장에서 이를 시험하고자 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딜러는 또 "섣부른 개입보다는 적절한 시점에 과감하게 개입하는 것이 확실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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