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의 차기회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내부 인사로는 권오준 포스코 사장, 김진일 포스코 켐텍 사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4명이, 외부 인사로는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포함됐다.
5명의 후보 중 4명이 내부인사로 채워지면서 포스코 출신 차기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포스코의 혁신을 주도할 외부 출신에 대한 필요성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어 2000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외부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왼쪽부터)권오준 포스코 사장, 김진일 포스코 켐텍 사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오영호 코트라 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사진=뉴스토마토자료)
포스코는 15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5명의 차기회장 후보군을 확정하고, 사외이사들로 CEO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를 구성했다.
추천위는 현 이영선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 등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5명의 후보군이 확정됨에 따라 추천위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자격심사를 거쳐 단독 후보를 결정, 이사회에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가 결정될 수 있다.
이렇게 선정된 최종후보 1인은 포스코 이사회와 오는 3월14일로 예정돼 있는 주주총회를 거쳐 포스코의 새로운 회장에 선임된다.
내부인사 4인방 중 권오준 사장과 김진일 포스코 켐템 사장은 ‘기술통’으로 꼽힌다.
권오준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포스코 기술연구소소장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김진일 사장 역시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포항제철소장과 탄소강사업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박한용 이사장은 포스데이타 대표이사와 포스코ICT 사장, 포스코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지냈다. 정동화 부회장은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과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포스코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4명 모두 내부 출신인 만큼 철강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겸비하고,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이다. 정책의 연속성은 물론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결방안을 조기에 제시할 수 있다.
유일한 외부 인사인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포스코 개혁을 주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돼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외부 출신이 개혁을 주도하기에 제격이라는 분석이다.
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첫 발을 들인 이후 주미 대사관 상무관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거쳐 2011년 12월부터 코트라 사장을 맡고 있는 무역통상 전문가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내부인사 중에서 차기 회장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줄곧 포스코 내부에서 회장이 배출된 전통성도 계승할 수 있다. 이번에 확정된 후보 5명 가운데 4명이 내부 출신인 점과 철강업의 특성상 경영에 관련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반면 최근 수년간 계속된 철강업 침체 여파와 더불어 각종 안전사고와 악화된 실적 등 포스코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오영호 사장의 경우 정준양 회장 사퇴 발표 이후 줄곧 하마평에 올랐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