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지난 연말 국회가 소득세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벙법으로 고소득자의 세부담을 늘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소득세와 연계되는 지방소득세는 종전과 같은 과표구간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이 연말 국회에서 쟁점화했던 이른바 부자증세가 반쪽짜리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국회와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은 지난 연말 세법개정을 통해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하향조정됐지만, 지방소득세의 최고세율 과표구간은 3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방소득세는 그동안 소득세의 10%를 부가(sur-tax)하는 세금으로 소득세와 과표구간을 동일하게 적용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소득세와 같이 과세표준과 세율을 법에 명시해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부터 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율이 달라졌음에도 지방세법에 명시된 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율은 종전의 소득세법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개정된 현행 소득세법과 지방세법대로라면 1억5000만원~3억원 사이의 소득자는 소득세는 38%의 최고세율을 적용받고, 지방소득세는 한단계 낮은 3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러한 과세 불균형은 지난해 연말 무리하게 세법이 개정돼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처리되던 시점으로 돌라가보면, 지방세법 개정안은 12월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고, 소득세법은 12월31일에서야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세를 규정한 세법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소관상임위원회이고, 지방세를 규정한 지방세법은 안전행정위원회가 소관상임위원회다.
세법과 지방세법은 소관상임위원회는 다르지만 세입이나 세제구조가 서로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통상 상임위원회 심의시점은 다르더라도 본회의 처리는 같은날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기획재정위에서 증세관련 법안이 예산안 처리와 엮어서 논쟁이 되면서 지방세법은 먼저 처리된 반면, 소득세법은 12월 마지막날에야 겨우 처리된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세법이 먼저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소득세법 개정상황에 맞추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면서 "최고세율 과표구간에서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다른 세율로 적용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방세제를 입안하는 안전행정부는 당장 국민들의 세금부담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종합소득 부분은 올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내년 종합소득세 신고(5월)때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올해 안에 법이 개정된다면 세제 불균형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될 소지는 적다"면서도 "양도소득의 경우에는 당장 적용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세율차이가 반영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소득세는 종합소득과 양도소득, 법인소득 부분 등에 대해 과세되는데 종합소득과 법인소득은 신고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수시로 발생하는 양도소득부분에는 국세와 지방세가 법에 따라 서로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이어 "국회에서 소득세법과 지방세법이 다른 날짜에 처리되면서 발생한 문제"라면서 "이 부분은 지금 조정을 준비중이다. 빠르면 2월 국회에서 지방세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안전행정위원회 관계자도 "당장 현장에서의 큰 영향은 없겠지만, 소득세가 고소득자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정된만큼 지방소득세도 같은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새누리당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를 관철시키는 대신 소득세 최고세율구간을 내리고,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인상하는 등 민주당의 이른바 부자증세안을 받아주는 협상을 통해 세법개정안을 긴급히 수정해 의결했다.
(자료=국회,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