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지난달 유럽 자동차 수요가 깜짝 놀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증권가에 따르면 12월 유럽시장의 자동차판매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95만대를 기록했다. 연간으로야 2% 감소한 1231만대로 6년 연속 판매가 줄었지만 월별로는 2010년 1월 이후로는 가장 높은 판매 신장률을 보인 것이다.
국가별로는 영국의 12월 판매가 전년대비 24%, 스페인이 18%, 프랑스가 9%, 독일이 5%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르노가 29% 늘었고 모든 브랜드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보인 폭스바겐이 22% 증가했으며 포드 역시 20%나 신장됐다.
유럽 자동차 시장의 고성장이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12월 판매 호조가 푸조와 르노, 포드 등의 할인판매 강화로 인위적으로 증가한 측면이 있고 역내의 높은 실업률 등 경제상황은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이다. 신차 출시가 부족하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회복으로 보기엔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럽자동차 수요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유럽의 소비심리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차량 교체 수요가 도래한 점과 운전가능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올해 소비심리 개선과 억압된 수요가 표출되면서 6년간의 부진을 떨쳐내고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자동차의 평균차령이 7~8년 수준으로 향후 대체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매년 50만명 이상의 운전가능연령인구가 늘어난다는 점이 우호적"이라고 전했다.
◇유럽 승용차 판매추이(자료=우리투자증권)
유럽 자동차시장 회복 기대로
현대차(005380)도 판매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신형 아이텐(i10)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조수홍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에는 지난 10월부터 터키공장에서 신형 i10에 대한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차효과가 올해 초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i10과 현대차가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아이투웬티(i20) 등 현지전략형 신차 출시로 유럽시장에서 양호한 판매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차의 경우엔 10만대가 증설된 터키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i10의 유럽 투입으로 판매증가율이 올라가면서 시장점유율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유럽 시장점유율 추이(자료=하나대투증권)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유럽 신뢰도 강화를 통해 2017년까지 점유율 8%로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현대차가 독일 자동차 전문주간지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됐고 i10 등 신차 출시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의 전망대로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해도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나지는 의문이다.
◇완성차업체 2014년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자료=KDB대우증권)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 모두 유럽에선 소형차 위주로 가고 있고 그로인한 판매마진 등을 감안할 때 유럽판매는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기여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경기와 자동차 시황 호전이 현대기아차의 모멘텀을 상승쪽으로 돌리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현대차는 1.93% 하락한 22만8500원에 한주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