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경제지표에 따른 글로벌 달러 움직임과 수급 상황에 집중하며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환율 등락을 이끌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상단에서의 수출업체 매물 압력과 하단에서의 당국 경계가 이어지면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050원 하향 돌파 후 1060원 부근 레인지 장세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050원대를 하향 돌파한 후 1060원 부근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 초중반 환율은 미국 12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인 탓에 1050원 중반대로 주저앉았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12월 미 소매판매 호조 등으로 글로벌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다시 1060원대에 올라섰다.
주 후반 들어 상단은 네고, 하단은 당국 경계감에 막혀 1060대 초반 박스권 흐름이 이어갔다. 이후 네고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17일 원·달러 환율은 나흘 만에 하락세로 방향을 전환해 1059.7원 레벨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자료=대신증권)
◇뚜렷한 모멘텀 없어..방향성 탐색 전망
다음 주 서울 외환시장은 환율 등락을 이끌만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대외 지표 및 수급 상황에 따라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주 예상 환율 범위는 1054원~1067원이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환율과 주식, 채권 모두 갈팡질팡하고 있어 당분간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엔·달러 환율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고 통화스왑(CRS)금리 추세가 하락 쪽이라 월말로 갈수록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병화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하락이나 상승 중 한쪽으로 베팅하기에는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하다”며 “1060원대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연말 수급장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는 점도 환시 방향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공개된 베이지북을 통해 대다수의 미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긍정적인 경기 인식이 확인된 만큼 1월 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FOMC 회의를 환율이 앞두고 크게 오르거나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상단에서는 네고가, 하단에서는 당국 경계가 막아서고 있어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는 중 4분기 GDP·12월 산업생산(20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22일), 미 12월 기존주택판매·한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중 1월 HSBC제조업 PMI·유로존 1월 PMI(23일) 등의 대내외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전 연구원은 “다음 주 발표되는 중국 지표 결과에 따른 아시아 통화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