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SK와 경기 종료 직후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원주 동부의 이충희 감독.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원주 동부가 올 시즌 두 번째 깊은 연패에 빠지며 시즌 초 전문가들의 예상과 전혀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초반 12연패에 빠졌던 동부는 이후 분발하면서 잠시 6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가지기도 했으나 최근 8연패를 기록함에 따라 남은 시즌 전망이 어둡다.
에이스 김주성(35)이 부상과 복귀를 반복하는 사이에 지난 17일에는 이승준(36)이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시즌 전 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김주성-이승준-외국인 선수로 이어지는 높이와 시즌 중반 상무에서 돌아올 윤호영(30)의 조화에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거듭되는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이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코트에 나서는 모습은 찾기 어려워 졌다.
시즌 전 이충희(55) 감독은 6년 만에 현장 복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성적은 냉혹한 현실 앞에 초라하기만 하다.
동부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농구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충희 감독의 전술을 잘 모르겠다", "성적 부진에 감독 책임이 크다" 등 비판이 거세다.
특히 최근에는 신인 두경민(23)의 기용을 놓고 이충희 감독을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두경민은 김종규(LG)와 김민구(KCC)에 이어 전체 3순위로 뽑혔다. 그는 데뷔전에서 21분을 뛰며 3점슛 3개 포함 18득점을 올리는 폭발력을 선보였다. 이후에도 두경민은 정확한 슈팅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충희 감독은 "팀 적응이 필요하고 아직 동부 농구에 녹아들지 않았다"며 그의 출전 시간을 줄였다.
허버트 힐 퇴출도 선수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동부는 외국인 선수 1순위 지명권을 얻어 힐을 선발했으나 그는 시즌 중반 '태업설'에 휘말리더니 끝내 부상으로 퇴출됐다. 당초 힐은 개인 생활과 편의 등을 이유로 수도권 구단에 가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쳤으나 동부가 이를 알지 못하고 힐을 지명했다는 지적이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역을 앞둔 윤호영이 동부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호영은 오는 29일 상무에서 전역해 30일 곧바로 선수 등록을 할 수 있다. 그는 2011~2012 시즌에 동부에서 뛰며 역대 최다승(44승10패)과 최다 승률(8할1푼5리)을 이끌었다. 한 시즌 역대 최다 연승인 16연승도 이 때 나왔다.
동부는 현재 6위 고양 오리온스와 7게임 차다. 시즌 종료까지는 1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 농구 관계자는 "4라운드 초까지만 해도 김주성이 돌아오면 동부의 6강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지금은 이승준의 공백까지 겹친 만큼 선수들이 더욱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