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결국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약 3시간 동안 지속된 의원총회의 결과는 고작 정개특위에 협상에 관한 부분을 일임하자는 것이었다.
22일 열린 새누리당 의총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당론 채택 여부로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정개특위를 비롯 각종 야당과의 협상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렇듯 당론 채택은 향후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열린 의총의 참여율은 저조했고 성과라면 당내 소수 의견을 확인한 정도다.
◇22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News1
정개특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학용 의원은 이날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17명의 의원 발언 중 13분이 현재 공천제는 유지하는 것이 맞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4분 정도가 약간 차이가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공천제 폐지 쪽에 비중을 두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천제 폐지 의견을 주장한 의원은 이재오·김용태·김동완 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용태 의원은 '공약은 지켜야 한다'라고 강조했고 김동완 의원은 기초의원 공천은 폐지하고 광역단체장 공천은 유지하는 '절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공천제 유지에 대한 의견을 '압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학용 의원은 "공천제 폐지 약속의 근본 취지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그런데 (공천제 폐지가)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고 국민들이 원하는 공천 폐지의 효과를 얻을 수 없고 부작용이 심해 실제로 실현 가능한 일을 하자"라며 당내 의견을 전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대외적으로 내세운 주된 이유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이 정식 당론으로 채택되느냐 여부였으나 결국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한 초선의원은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정개특위에 전달해 (향후) 협상을 일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2일 의총 결과에 대해 브리핑 하는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 ⓒNews1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실제 이번 사안은 상당 기간 동안 진행됐고 당내 이견이 크게 드러난 부분은 없다. 아울러 이날 정개특위 소속 의원들이 전부 공천제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러한 당내 소수 의견이 전달될지도 의문이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이번 사안은) 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원/내외 토론을 통해 결정할 일"이라며 "몇 사람의 의견으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당 지도부의 결심이다. 당 지도부는 공천제 폐지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당론 채택은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중점 사안마다 당의 총력을 동원해 일사천리로 진행하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지난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의혹 사건과 장하나 의원 제명 사건에서 발빠른 모습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핵심 당 관계자는 "지도부의 결심이 서기 전엔 당론 채택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공천제 폐지 철회에 따른 공약 파기 논란을 의식한 듯하다. 더불어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대국민 사과' 역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 ⓒNews1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대안' 제시다. 새누리당은 공천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대체재를 내놓아야 상황에 놓였다.
김학용 의원은 "최악의 경우, 야당이 합의를 안 해줄 경우 새누리당이 독자적인 안을 만들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한안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납득할만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