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지난해 극심한 내수판매 부진에 엔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아차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전년 대비 자동차 판매는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급락하면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기아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기아차 본사에서 지난해 경영실적(IR)을 발표했다.
◇기아차, 2013년 기업실적.(자료=기아차)
◇전년比 영업익 9.8%, 영업이익률 0.8% 추락
기아차는 지난해 IFRS 연결기준 ▲매출액 47조5979억원 ▲영업이익 3조1771억원 ▲세전이익 4조8286억원 ▲당기순이익 3조81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시장에서 K시리즈 등 주요 차종이 선전하면서 전년 대비 4.0% 증가한 282만7000여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은 환율 하락과 내수 부진에도 전년 대비 0.8% 증가한 47조5979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영업이익. 기아차는 양적·질적 성장 노력과 판매관리비 감축 노력에도 원화 절상에 따른 매출원가율 증가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년 대비 9.8% 감소한 3조1771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2년 7.5%에서 지난해 6.7%로 추락했다. 그나마 현대·기아차의 ‘제값 받기’ 정책이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하락 폭을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부채비율을 2012년말 92.3%에서 지난해말 78.6%로 13.7%포인트 낮춰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에 위안 삼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4분기(10~12월) 기준으로는 원화 절상과 인건비 상승 등 경영환경은 좋지 않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대수 및 판매단가가 상승한 데다 2012년 4분기 일회성 요인이었던 북미 연비 상금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은 60.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내실경영 강화, 기업체질 개선 통해 위기 극복할 것”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 특히 최근 들어 원화강세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및 판촉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근본적인 기업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도 '제값 받기'를 통해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시장환경 변화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차를 통한 내수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시장에서 현지에 특화된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아차는 올해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로서 이를 적극 활용한 이색적인 마케팅을 펼쳐 젊고 역동적인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시장에 알릴 예정이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는 올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3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중국 내 유력 업체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