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회사가 복직시키지 않은 경우 근로자는 임금은 물론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해 인상된 임금과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류모씨(61)가 자신이 근무하던 B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용자가 복직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의한 임금청구권과 사용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배청구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또 "해고무효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승소액과 실제 복직해서 받았을 금액이 차이가 있다면 그 차액에 대해서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별도의 손해를 주장하며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다시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고가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변론종결일 이후에 발생한 임금 인상분에 대해 근로계약에 대한 임금청구권을 가지는 이상 손해가 없다고 보고 그 차액부분에 대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은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해고무효확인 소송 확정판결일 이전의 실제임금과의 차액상당의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판결 확정 이전에 발생한 것이고 피고의 복직의무 위반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가 아니므로 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부분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류씨는 1992년 B사의 전신인 모 업체에서 마케팅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1998년 5월 해고당한 후 해고무효확인과 임금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류씨는 후 “해고무효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회사가 정년퇴직일이 지나도록 복직시켜주지 않았다”며 해고무효소송에서 정한 임금과 인상분 차액, 특별상여금, 퇴직금, 위자료 등 6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은 “B사는 임금 차액과 퇴직금, 위자료 등 총 3억3000여만원을 류씨에게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내렸으나 2심 재판부는 “류씨가 B사에 대한 임금 청구권을 가지는 이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없다”고 판시, 퇴직금을 제외한 류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