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가기관 대선개입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소멸되고 있다. 애당초 특검 도입에 반대했던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들도 특검 도입 논의에서 한발 물러난 기세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4일 양자 회동을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함께 '특검 도입'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지만, 방점은 정당공천제 공약 파기였다.
공약 파기에 대한 새누리당을 향한 비판과 함께, 공약 이행 촉구 결의대회에 함께 참여하기로 합의했지만, 특검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여공세의 중심을 '특검'에 뒀던 민주당도 최근엔 정당공천 폐지 문제로 공세의 중심을 옮겼다. 간혹 언론을 통해 새로운 의혹 등이 터질 때에만 선별적으로 특검 도입 촉구 입장을 대변인을 통해 내는 수준이다.
안철수 측도 마찬가지다. 3월 창당을 선언한 상황에서, 모든 역량을 창당에 집중하고 있다. 정당 활동과 깊은 연관이 있는 '정당공천제'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하고 있지만, 특검에 대한 목소리를 이미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이른바 '댓글녀' 국정원 직원 김모씨. 사진은 지난 2012년 12월15일 경찰 출두 당시 모습. ⓒNews1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완강한 거부'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2월 임시국회 여야 합의사항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물론 특검도 처리돼야 한다. 여야 4인 회동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하겠지만, 계속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여당에서 여전히 완강하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 측도 '국회의원 2명'이라는 원내에서의 한계를 거론하며, 여당을 압박할 뚜렷한 수단이 없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은 한편으로는 지난 1월1일 예산안·쟁점법안 통과시,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에서 합의한 '상설특검법·특별감찰관법 등 검찰개혁법안 2월 내 합의 처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법사위 차원의 합의에 대해 새누리당이 당 차원의 입장으로 수용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점차 모든 정치권이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정치 일정까지 겹치며, 특검의 불씨를 살리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은 이런 두 정치세력의 행태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천호선 대표는 2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진행된 정치개혁 촉구 결의대회에서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의 회동을 언급하며 "특검제는 진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그저 말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