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는 상선업종이 세계 조선·해양시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상선은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조선업 침체의 주범으로 꼽혔지만,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초대형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발주량이 급증했다.
반면 조선·해양업계에서 신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온 해양플랜트는 미국발 셰일가스 붐 등으로 발주 규모가 감소하면서 조선·해양 전체 투자비중에서 상선에 밀렸다.
3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조선·해양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약 16% 증가한 103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중 상선 분야 투자금액은 전체 금액의 53%로 나타났다. 전년의 경우에는 해양플랜트가 전체의 54%를 차지했었다.
이는 지난해 연비 절감을 목적으로 글로벌 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를 늘리고, 세계 해운경기 회복 전망에 힘입어 벌크선, 유조선 등의 주문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저가에 선박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된 점도 발주량 증가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컨테이너선은 전년 대비 4배, 벌크선은 3배 가까이 투자가 증가했다.
한편 조선업 침체 속에서도 승승장구했던 해양플랜트는 지난해 전년 대비 40% 넘게 투자가 감소했다.
특히 국내 조선소의 경쟁력이 높은 드릴십과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는 전년 대비 각각 59.4%, 60.0% 발주량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미국발 셰일가스 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심해시추설비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심해시추의 경우 셰일가스 보다 개발 기간이 길고 채굴비용도 더 많이 든다. 그동안 심해 유전을 개발했던 것은 내륙에서 더 이상 자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는데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심해까지 나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FPSO 등 고가의 심해시추설비를 발주할 여력이 없어진 점도 해양플랜트 시장이 줄어들게 된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오일메이저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신규 원유 탐사를 줄이면서 드릴십 등 심해시추설비 발주가 감소하는 반면 셰일가스 붐이 일면서 이를 운반할 수 있는 LNG선 등 상선 주문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상선이 전체 조선·해양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