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시공하는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조감도.(사진제공=현대건설)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분양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려 잡은 가운데 각 업체마다 성공의 관건인 분양시기와 입지 조율 등 차별화된 분양 전략 수립에 온통 집중하고 있다.
분양 적기를 고심하는 건설사들은 우선 1월 분양을 피하는 대신 첫 분양 물량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시작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새해 첫 달 수도권 분양 물량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로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이 종료된 데다 설 연휴 영향 등을 고려한 선택이다.
또 분양 시기를 잘못 판단해 청약 저조와 미분양 등 실패를 맛볼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건설사들 사이에서 '첫 분양 주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올해 신규 분양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각 건설사별 브랜드를 내세운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주요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600여가구를 올해 분양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만 60%가 넘는 5206가구를 공급한다.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 물량도 전체 공급물량의 49%(4255가구)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3월 중 서울 양천구 신정4구역을 재개발한 목동 힐스테이트 431가구를 일반분양하는 것을 시작으로 4월 서울시 강동구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가칭) 1455가구와 5월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힐스테이트 839가구 등의 주요단지가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000830)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 공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3599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중 부산 금정구 장전3구역 래미안 1356가구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의 올해 분양 물량은 모두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현대건설과 공동 시공하는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7구역 래미안,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32번지 일대 우성3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등 주요 단지들이 줄줄이 공급 대기 중이다.
지난 2010년부터 4년 연속 주택분양 1위를 지키고 있는
대우건설(047040)은 올해도 아파트 1만4327가구, 주상복합 1486가구, 오피스텔 4001실 등 1만9814가구 규모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전체 공급물량의 67%인 1만3331가구를 분양하고, 서울 북아현 푸르지오와 용산 전면2구역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재개발·재건축 단지 위주로 334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 역삼동 개나리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자이를 시작으로 서울 보문동 보문3구역 보문자이, 서울 교남동 돈의문1구역 경희궁자이, 서울 만리동 만리동2구역 만리자이 등 그나마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형건설사들이 주요 물량을 대거 공급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 건설사의 분양 결과를 확인한 후 시기별로 분양 물량을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사들이 올해도 입지가 어느 정도 검증된 재건축과 재개발 등 재정비사업 위주로 분양 물량을 늘리는 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