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부 장관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 한마디가 부동산매매시장의 총부채상환비율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전세난 잡기에 실패한 현 정부가 불가침영역과 같았던 DTI규제에 변화 줄지 주목된다.
서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당정협의에서 "1월 전세가격 상승률이 작년보다 높다"면서 "전세시장의 불안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보고 있고 여러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가 전세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해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을 골자로 한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매매거래가 반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목표했던 전세값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전국에서는 총 85만1850건의 아파트 거래가 신고됐다. 이는 전년대비 15.8% 증가한 거래량이다. 수도권(36만3093건)이 33.5% 늘었으며, 지방(48만8757건)이 5.5% 증가했다.
전세난과 정부 정책에 따라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섰지만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6.99%로, 전년 4.27%도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은 2012년 2.42%였던 전셋값 상승률이 8,78%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국토부는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하고, 야권을 설득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했다. 전 정부에서 반대하던 리모델링 수직증축도 통과시켰다. 1%대 초저리 모기지상품도 개발해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을 도왔다. 또한 장기적인 공급축소 계획을 밝히며 향후 집값 부양 의지를 공공연히 했다.
하지만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속도보다 집주인의 월세 공급 선호에 따른 전셋집 감소세가 빨라 전셋값 상승을 막는데 실패했다. 시장에는 여전히 수요보다 전셋집 공급이 부족하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전세수요 감소를 위한 더 강력한 매매 유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핵심 대책이 바로 DTI 완화다.
DTI는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금융건전성 제고 수단이지만 참여정부 이후 부동산시장 조절책으로 활용돼 왔다.
현 정부는 가계부채 위험을 이유로 DTI규제 완화 또는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금융건정성 제고차원의 접근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 수단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호황기'인 지방에는 DTI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퍼주기식' 전세대출을 예로 들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DTI규제 완화는 매매시장 활성화에 효과적인 제도로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에 가속을 붙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지방과 전세대출은 끝없이 해주면서 매매시장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로 대출을 막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DTI 완화 또는 폐지는 매매시장 활성화 촉진에 가장 영향력있는 대책 중 하나로, 주택 매매가 살아나면 전세난은 하우스푸어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DTI는 국회의 직접적인 동의없이 정부가 임의적으로 완화 혹은 폐지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