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고용 없는 성장’ 논란 속에 국내 100대 대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이하 규모의 기업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대 기업의 경우 계약직 비중이 중소기업들보다 크게 낮아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갖은 비판 속에서도 대기업들의 고용에 대한 기여도는 인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통계청 고용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계약직을 포함한 100대 기업 고용 증가율은 17.6%(국내 사업장 기준)로 조사됐다. 100대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의 고용 증가율은 15.5%로 2.1% 포인트 낮았다.
100대 기업의 고용인원(계약직 포함)은 지난 2008년 69만8718명에서 2012년 말 82만1792명으로 17.6% 늘었다. 반면 100대 기업을 제외한 10인 이상 전체 법인 종사자 수는 875만4920명에서 1010만7862명으로 15.5% 느는 데 그쳤다. 1인 이상 전 사업장(360만2476개)으로 확대하면 고용 증가율은 14%로 더 낮아진다.
일자리의 질도 100대 기업이 양호했다. 전체 고용직원 대비 계약직(계약기간이 1개월~1년 미만) 비중이 100대 기업은 7%에 그쳤지만 100대 기업을 제외한 전체 사업장은 32.3%에 달했다. 5배에 달한다.
100대 기업 중 지난 5년간 고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이노텍으로, 2008년 2024명이던 직원이 2012년 말에는 9755명으로 무려 382% 급증했다.
LG이노텍은 2009년 LG마이크론과 LS엠트론의 도전성접착필름(ACF) 사업을 인수 합병하고, 2010년 파주 LED 공장과 2012년 구미 카메라 모듈 시설 증설 관련 신규 투자가 이뤄지면서 고용이 크게 늘었다.
2위는 코오롱글로벌로, 최근 5년간 888명에서 2724명으로 206.8% 늘었다. 2011년 코오롱건설, 코오롱아이넷, 코오롱B&S 3사가 합병되면서 인원수가 늘어난 경우다. 3위는 LG유플러스로 2008년 2348명이었던 직원수가 2012년 6486명으로 176.2% 증가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등 17개 기업은 오히려 직원수가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직원수는 2008년 5629명에서 1881명으로 무려 66.6% 감소했다. 2011년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이 신설회사로 분리돼 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전과 같이 이들 3개사의 직원수를 합하면 5939명으로 같은 기간 5.5% 늘었다.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2008년 2000명이 넘던 인원이 2012년 말 1621명으로 21.9% 급감했고, 이랜드월드(-17.7%), 국민은행(-17.4%), 미래에셋생명보험(-10%), 금호타이어(-9.7%), 하나은행(-9.3%), KT&G(-9.2%), 한국씨티은행(-8.7%), KT(-8.2%), SK텔레콤·현대산업개발(-7.6%), 신한카드(-7%) 등도 직원수가 줄었다.
국내 기업 중 직원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2012년 말 9만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8만4462명에서 7.4% 늘었다. 2위는 현대자동차로 5만9831명, 2008년 대비 직원수 증가율은 6.8%였다. 3위는 LG전자로 3만6376명(28%), 4위 LG디스플레이 3만4657명(82.8%), 5위 기아자동차 3만2756명(0.1%)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