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시스템반도체 시장 진입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메모리를 넘어 종합반도체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성욱 사장(사진)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반도체) 코리아'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구체적으로 해보자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확대해석을 의식한 듯 연이어 "준비 중"이라는 언급을 반복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사진=SK하이닉스)
박 사장은 서광벽 전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사장을 새로 영입한 것과 관련해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해서 딴 생각을 잘 못했지만 향후에는 메모리 이외의 다른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를 포함하는 미래기술 사업부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부사장 출신의 서광벽 사장을 총괄사업부장으로 내정한 바 있다.
SK그룹으로 영입된 임형규 부회장을 비롯해 현재 SK하이닉스 제조부문장인 오세용 사장에 이르기까지 경쟁사인 삼성전자 출신들이 반도체 사업의 중책을 맡게 됐다.
박 사장은 "물론 지금은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아직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도 구체적인 방향을 잡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분야를 구상하고 있는 단계라는 설명. 다만 언론에 이 같은 계획을 피력한 만큼 내부에서는 상당 부분 구체적 계획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SK하이닉스의 괄목할 만한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SK그룹이 마중물을 잘해줬다"며 "기술만으로 살아남기 힘든 시장에서 제 때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효자로 자리매김한 자신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