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아·이세영·이재윤..2014년 충무로가 발견한 신예

입력 : 2014-02-13 오후 12:48:55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극장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배우는 단연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70세의 감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수상한 그녀'의 흥행세도 그에 대한 주목에 일조했다.
 
하지만 심은경 뿐이 아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발군의 연기력으로 영화 관계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신예 배우들이 적지 않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강민아, '피끓는 청춘'의 이세영, '관능의 법칙'의 이재윤이 대표적이 예다.
 
◇강민아 (사진제공=NEW)
 
◇강민아, "욕을 하지 말라고? 말을 하지 말라는 거야?"
 
어디서 이런 발칙한 여고생이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모든 대사에 욕설이 껴있었다. 1997년 생으로 아직 여고생인 강민아는 극중에서 한태일의 조카 송지 역을 맡아 화려한 욕설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엄마가 집에와서 저녁 처먹으래" "아 씨X 완전 대박" 등 극중 여중생 송지는 무슨 말이든 걸쭉한 욕설로 함께 했다. 걱정어린 마음에 태일이 "욕 좀 하지마라"고 하자 "욕을 하지 말라고? 나보고 말을 하지 말라는 거야?"라고 되묻는 되바라진 조카다.
 
1997년생인 강민아는 이렇듯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는 송지를 완벽히 구현해냈다. 매 신마다 거침없는 에너지를 선보였고, 그 안에서 잔정있는 송지의 분위기를 정확히 짚어냈다. 영화가 굵직한 선을 따라 무거움을 주는 사이 사이에 등장해 분위기를 풀어내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강민아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연기해 떨렸지만 즐거웠다. 특히 황정민 선배가 친조카처럼 대해주셔서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영화 '통증'을 통해 데뷔한 강민아는 지난해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김태희의 아역으로 캐스팅 됐으며, KBS2 '사랑아 사랑아'에 여의주 역을 통해 기본기를 다졌다.
 
많지 않은 필모그래피지만 등장하는 작품마다 강민아는 신 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 겨우 17세. 충무로가 주목할만한 재목이다.
 
◇이세영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세영, 청순함과 사나움을 함께 가진 반전매력
 
이종석이 카사노바로 변신하고 박보영이 귀여움과 청순함에서 벗어나 일진이 된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주목하고 싶은 배우는 이세영이다.
 
서울에서 전학와 조용히 청순한 매력을 뽐내는 소희는 알고보면 서울에서 사고를 심하게 일으켜 어쩔 수 없이 충청도 시골로 내려오게 된 여고생이다. 예쁘고 단아한 척하다가 영숙(박보영 분)과 사납게 머리를 잡고 싸우는 장면은 '헉'소리가 날 정도로 놀라게 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이세영에 대한 칭찬 글을 올리고 있다. 뛰어난 미모 속에서 드러나는 반전매력이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내용이 대다수다.
 
4살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드라마 '온달 왕자들', '내 사랑 팥쥐', '대장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 연기자인 이세영은 영화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 '열세살 수아' 등에 비상업영화에 다수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세영은 각종 인터뷰에서 '열세살 수아' 이후 성인이 되기까지 작품활동을 안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학창시절을 즐겁게 보낸 뒤 대학 입학후 활동하기로 가족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세영은 "'피끓는 청춘'의 소희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며 "배우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느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겨우 21세임에도 경험이 풍부한 이세영 역시 충무로가 놓치지 말아야할 인재다.
 
◇이재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재윤, 연하남의 관능미
 
배우 이재윤은 주로 드라마에서 얼굴을 많이 드러냈다. 지난 2004년 '논스톱5'로 시작해 '행복합니다', '맨땅에 헤딩', '야왕', '무정도시' 등에 출연했고, '폭풍의 연인', '내사랑 내곁에', '오늘만 같아라'에서 주인공으로 나서기도 했다.
 
신예라고 하기에는 경력이 상당하지만 영화계에서는 두 편의 작품 밖에 없다. 지난 2012년의 '회사원'과 13일 개봉하는 '관능의 법칙'이 전부다.
 
'관능의 법칙'에서 이재윤은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방송국 PD 신혜(엄정화 분)을 좋아하는 당돌한 외주제작사 PD 황현승을 맡았다. 실수로 가진 잠자리 이후 진심으로 신혜에게 다가가며 "사랑한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상남자다.
 
돈 없고 힘 없는 직장인이지만, 성실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황현승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진심 어린 구애를 하는 장면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상대역이었던 엄정화는 "이재윤씨 같은 연하남의 구애를 거절할 이유는 없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재윤은 뛰어난 근육질 몸매로도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복근은 스타성을 갖기에 충분하다. 영화 제목처럼 이재윤에게서도 관능미가 넘쳤다.
 
부드러운 인상에 안정된 연기력을 가진 이재윤은 남자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충무로에 단비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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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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