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상정기자] 코스피지수가 올들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가격 인상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 가격 인상 모멘텀..시작은 '한국전력'
지난해 11월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한국전력(015760)이 제출한 전기공급약관변경안을 인가해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한국전력은 6.88% 급등했고, 이후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24% 올랐다. 같은 기간 주가는 2만9700원에서 3만6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지난 14일 장중 3만72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격 인상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원전이용률 예정대로 높아지고, 저원가 발전소들이 새로 등장하므로 추가 마진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여전히 물가상승률 낮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요금인상에도 유리한 상황"이라며 목표가를 4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과자' 대신 '과자주' 산다
올들어 들어서는 과자, 빙과류 등 음식료 업계 제품가 인상이 이어지며 관련주들이 선전하고 있다.
롯데제과(004990)는 ‘월드콘’등 빙과류의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도 25∼60%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립식품(005610)은 오는 17일부터 일부 빵 제품가격을 평균 6.4% 올릴 계획이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7일 빅파이 등 7개 제품 가격을 7.1∼10% 인상한다고 밝혔다.
음료업계 1위
롯데칠성(005300)은 사이다를 비롯한 일부 음료제품 가격을 평균 6.5% 인상키로 했고,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와 즉석밥·웰치주스 등을 평균 7.5% 올렸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품 가격 인상은 특히 음식료 섹터에 긍정적"이라며 "제품 가격 인상(음식료품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역사적으로 이 섹터의 이익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3개월 간 단행된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추이를 볼 때 올해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2009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돼 당시보다 더 큰 폭의 평균적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 시멘트·종이, 가격 인상 기대
전기가스, 음식료업종이 가격 인상 모멘텀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면 시멘트와 종이제지업종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채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멘트산업은 지난 2003~2007년 일본의 사례와 같이 올해 다시 한번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제지주들도 비슷한 흐름이다.
펄프가격은 지난 2003년부터 약 10년간 약 35% 상승했고, 이 기간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27달러에서 105달러로 288%나 올랐다.
이에 따라 골판지포장업계는 지난해 10월 골판지원지 가격을 톤당 최대 8만원 인상했다.
인쇄용지 부문도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도 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004150)와
한국제지(002300) 등은 이달 초 지류유통업체들에 각각 6~7% 정도의 인쇄용지 가격 인상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쇄용지의 경우 10년 간 제자리걸음을 해왔기 때문에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은 상황이다.
종이목재 업종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4.8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 -0.04%와 대비되는 수치다.
유성모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골판기 업황을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는 안좋았다"며 "하지만 지난 10월 전반적으로 가격이 인상됐고, 지난 4분기 부터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수입 고지가격이 크게 변동이 없고, 국내 고지도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14년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