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디젤 열풍 속에 일본차로서는 올해도 국내시장 공략은 요원할 전망이다. 한 해 시작을 알리는 1월부터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으며 출발대에서 삐긋했다. 지난달 일본차는 총 1450대 판매되며, 수입차 시장점유율 9.8%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부진의 연속이었지만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지난해 일본차의 점유율은 14.1%, 가장 낮았던 달인 지난해 10월 점유율은 10.7%로 10%대는 지켜냈다.
◇2013년 1월부터 2014년 1월까지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 변화. 10% 위에 형성되던 점유율이 2014년 1월 10% 아래로 떨어졌다.(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1월이 자동차 시장에서 전통적인 비수기인 점을 감안해도 점유율 10% 붕괴는 충격적이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난달 닛산을 제외한 모든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는 점.
지난달 점유율을 보면 ▲토요타 2.7% ▲닛산 2.6% ▲렉서스 2.4% ▲혼다 1.6% ▲인피니티 0.5% ▲미쓰비시 0%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토요타 4.8% ▲닛산 2.0% ▲렉서스 3.5% ▲혼다 3.1% ▲인피니티 0.7% ▲미쓰비시 0.1% 등인 것과 비교하면 부진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디젤 선호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하며, 가솔린 모델을 앞세운 일본차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은 1만363대 판매되며 69.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7794대로 63.1%의 점유율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디젤의 가파른 상승세가 눈에 띈다.
반면 지난달 가솔린 모델은 4096대 판매되며 점유율 27.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 4258대가 판매돼 34.5%의 점유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가솔린은 무기력, 그 자체다.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보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으면서도 기존의 단점인 소음과 진동(NVH)을 보완하면서 선호도는 급격히 높아졌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브랜드들은 디젤보다 가솔린을 선호하는 추세다. 심지어 디젤이 대세인 SUV에서도 가솔린 모델을 선호할 정도다.
최근에 출시된 Q50을 비롯해 Q70과 QX70 등을 출시한 인피니티가 디젤 라인업을 갖추고 있을 뿐 다른 일본 브랜드는 디젤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렉서스와 혼다의 경우 당장 디젤 모델을 출시할 계획조차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통해 디젤 모델을 출시했지만 닛산 브랜드에서 국내에 내놓은 디젤 모델은 전무하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아무리 디젤 엔진이 개선됐다 해도 승차감과 정숙성에 있어 아직 가솔린 엔진을 따라올 수 없다"며 "'소비자가 원하면 그에 알맞은 모델을 내놓겠다'는 기본 기조 하에 디젤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브랜드의 선두주자인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토요타와 렉서스를 통해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모델이 지난해 1월에 비해 0.2%포인트 점유율을 늘리긴 했지만 고작 390대 판매되며 대세인 디젤의 추격에는 역부족을 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의 경우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에 치중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디젤이 대세가 되고 있는 데다 하이브리드 시장도 아직 정착되지 않아 올해도 일본차에겐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