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원격의료, 영리 자법인 허용, 수가 개선 등을 놓고 반발했던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대폭 후퇴했다. 입법이 예고되자 의협 내부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어, 다음달 3일 총파업이 실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원격의료, 투자활성화대책, 의료제도 개선 등에 대한 협의 결과를 공개했다.(사진=이경화 기자)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6일 끝난 의료발전협의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양측은 가장 이견이 컸던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애초 의협은 시범사업을 통해 타당성을 검토한 뒤 법안이 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안대로 올해 입법에 동의한 후 내용을 손질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의사와 환자간 원격모니터링 및 원격 상담에 대해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로 했다.
의협은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 등을 뼈대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서도 부작용을 줄이는 선에서 타협했다. 의료법인 자본유출 등 편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협, 병협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1차의료기관과 병원간 경쟁을 유발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수가체계 등 건강보험제도 개선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부분에 합의했다. 현행 수가체계가 가진 진료과목간·의료행위간 불균형 등의 문제의식에 상호 공감하고 재정소요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논의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정부의 의료정책으로 불거진 왜곡된 의료민영화 논란에 대해 공동으로 유감을 표명키로 했다.
정부와 의협의 이번 협상은 대체로 원론적인 부분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 쟁점인 원격의료와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도 정부가 다음달 입법절차를 거치기로 하는 등 의협이 실제로 얻은 것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협의 결과와 관련해 노환규 의협 회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극심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정부와 의협의 협상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제 의협 전체 회원들의 수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의협 내부에서도 파업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어 회의 결과에 대한 불수용이 곧바로 파업 반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오는 3월3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강행할지 여부를 두고 19일~27일 전체 회원들이 총투표를 벌일 예정이어서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