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20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각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증시는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소식에 2% 넘게 급락했다. 이날 중국 증시도 강세 분위기로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제조업 지표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결국 하락세로 전환했다.
◇日증시, 대내외 악재에 2% 이상 '휘청'
◇닛케이225지수 차트(자료=이토마토)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317.35엔(2.15%) 내린 1만4449.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틀째 하락 흐름을 지속한 것이다.
개장 전 발표된 일본의 1월 무역수지는 2조79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 2조4890억엔 적자보다 부진한 것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 규모다.
게다가 대외적으로 중국 제조업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글로벌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특히, 엔화 역시 이틀 연속 강세 기조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1엔대로 올라섰다. 실제로 오후 2시5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대비 0.20% 밀린(엔화가치 상승) 101.96엔에 거래되고 있다.
아사오카 히토시 미즈호트러스트앤뱅킹 스트래지스트는 "중국 경기 악화 소식과 엔저 추세가 끝났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시장에 상승 동력이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닛산(-2.57%), 혼다(-2.72%), 마쯔다(-3.04%) 등 자동차주와 캐논(-1.69%), 샤프(-1.53%), 파나소닉(-1.83%) 등 기술주가 급락했다.
도시바(-2.04%), 니콘(-2.27%), 오카전기공업(-3.40%) 등 반도체주의 하락 흐름도 두드러졌다.
이 밖에 매출의 1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에어컨 업체, 다이킨공업은 3.3% 폭락했다.
◇中증시, 제조업 지표 실망감..후반 하락 전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3.77포인트(0.18%) 하락한 2138.78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에 이어 강세로 거래를 시작한 중국 증시는 장중 상승폭을 줄여가다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장 직후 발표된 제조업 지표가 시장에 큰 실망감을 줬기 때문이다.
HSBC가 집계한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8.3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확정치인 49.5와 예상치 49.4를 모두 크게 하회한 것이다.
특히, 제조업 지수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나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다만 중국 국유 석유대기업 시노펙의 구조조정 소식은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시노펙은 정부의 요구대로 정유 리테일 사업부 지분 30%를 민간에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왕정 징시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노펙 사업부 매각 소식은 정부의 국영기업 개혁에 진전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시노펙의 주가는 10%나 뛰며 정유주들의 강세를 이끌었다.
반면 중신증권(-2.96%), 하이퉁증권(-1.94%) 등 증권주와 중국생명보험(-1.73%), 평안보험(-1.36%) 등 보험주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대만·홍콩, 中지표 충격에 동반 하락
중화권 증시도 중국 제조업 경기에 대한 우려 속에 부진함을 면치 못했다.
대만가권지수는 전일대비 52.39포인트(0.61%) 밀린 8254.62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에이서(0.83%), 콴타컴퓨터(0.53%), 인벤텍(3.72%) 등 기술주가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차이나스틸(-1.72%), 퉁호스틸(-1.70%), 파이스턴뉴센추리(-1.10%) 등 철강주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현재 홍콩항셍지수도 전일대비 264.18포인트(1.17%) 하락한 2만2400.34에 거래되고 있다.
신세계중국부동산(-2.59%), 상해부동산(-0.87%) 등 부동산주와 초상은행(-2.17%), 공상은행(-2.48%), 중국은행(-0.92%) 등 은행주들이 큰 폭의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