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재계를 이끄는 10대그룹의 희노애락(喜勞愛樂)은 해당 기업의 총수와 맥을 같이 해왔다. 그룹의 기틀을 닦은 초대 회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2·3세 경영이 진두에 섰다.
최연소로 그룹 총수직에 오른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은 1981년 부친인 김종희 전 회장이 타계하자 29살의 나이로 회장직에 올라, 올해로 33년간 한화를 이끌고 있다. 비록 최근 형사사건으로 법정에 서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연내 복귀는 가능할 전망이다.
◇(왼쪽부터)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각 그룹).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시대에 이르러 빛을 발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45살의 나이로 총수로 취임해 현 삼성시대를 일궜다. 취임 당시 10조원에 못 미쳤던 그룹 연간 매출은 25년째인 2012년 383조원을 넘겨 39배,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03조2천억원으로 303배 커졌다. 이 기간 삼성의 수출은 25배 증가했으며,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배 높아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996년 58세의 뒤늦은 나이에 현대그룹 총수에 올랐다. 2000년 왕자의 난 끝에 현대그룹의 자동차 부문을 맡아 현재의 자동차 왕국 시대를 열었다. 그가 이끈 16년 동안 현대차그룹은 세계 5위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대가의 장자답게 무너진 현대의 위상을 되살렸다는 평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995년 50세에 총수로 취임해 올해로 재임 19년을 맞았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맏손자로 제3대 회장에 취임했다. 구 회장이 재임한 19년간 LG그룹은 비약적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1994년 매출 30조원에 머물던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부문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2009년 12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라이벌인 삼성과의 격차가 벌어지며 2위로 내려앉은 점은 부담이다. 이는 곧 구 회장이 시장선도를 외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
국내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10대그룹 총수의 평균 연령은 64.2세(만)로 젊은 편이다.
50·60·70대에 총수들의 연령이 고루 분포돼 있는 가운데, 이중 75세로 최고령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53세로 최저연령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간 나이차는 무려 22살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의 '후계 구도' 경영 다지기도 가시화됐다.
21살에 삼성의 부장으로 입사해 2009년 부사장, 2010년 사장을 거친 이재용(45)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거침 없는 대내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맏아들인 김동관(30)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실장도 경영 일선에 발을 내디디며 후계 자리를 예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