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정국 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동서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과의 교류협력을 주장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뤄지고 있는 중서부지역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동남부지역은 친(親)러시아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동남부지역을 중심으로는 오히려 야권세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 의회의 일부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인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합병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서방국들 역시 우크라이나의 분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25일(현재시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동방과 서방의 제로섬게임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이그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비롯해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며 "다른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것이 러시아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우크라이나 임시 지도부는 친러 성향의 동남부지역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정부를 새롭게 설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 유혈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새 정부 없이는 재정지원 논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 정권이 들어설 수 있도록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임시 지도부는 새로운 내각을 수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친러 성향의 동남부 지역의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반정부 시위대 중 한 명을 상급 공무원으로 임명해 내각 업무를 감시하도록 하자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경험이 많지 않은 시민이 또 다시 부정부패에 굴복할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한편 오는 5월25일로 정해진 조기대선의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대선에는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야권 지도자들이 대부분 출마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러시아의 압박은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