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물수요가 올해 금값 향방 가른다

입력 : 2014-03-05 오전 11:27:1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금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투자수요에서 실물수요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금 관련 투자상품에서 막대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투자수요는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영국 최대 은행인 HSBC는 4일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금값은 주얼리와 금화, 골드바 등 실물 수요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특히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실물수요가 올해 금값을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금값은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며 12년간 이어져온 상승랠리를 마감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시행키로 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사진=로이터통신)
작년 한해동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청산한 금은 무려 881톤으로, ETF의 금 보유량은 지난 2012년 고점대비 3분의1이 줄었다.
 
HSBC는 ETF의 금 청산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대량 매도세는 진정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ETF 등 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금 수요는 90톤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금에서 발을 빼는 사이 중국의 소비자들이 금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중국은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부상했으며, 올해에도 중국 본토를 중심으로 한 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임스 스틸 HSBC 애널리스트는 "금값 결정 요인이 서양의 투자수요에서 동양의 실물수요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국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광산에서 생산하는 금의 절반 가량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금수요는 전년보다 32% 상승한 1189.8톤에 달했다.
 
중국이 경제정책을 수출·투자 위주에서 내주 위주로 변경하고 있는 만큼 중국 내부에서 금 소비가 꾸준하게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HSBC는 중국의 금 소비 증가를 고려했을 때 올해 주얼리 부문의 금 수요는 작년보다 5% 늘어난 231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HSBC는 올해 금값 예상 범위로는 현재보다 낮은 온스당 1292달러를 유지했다.
 
스틸은 "금광을 통한 공급이 약간 감소하고, 금 스크랩 공급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라며 "중앙은행의 금 수요나 주얼리, 골드바 등 금 선물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자산매입 축소와 관련한 달러화 강세와 디플레이션(물가하락) 트렌드는 금값의 랠리를 막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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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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