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의 제안으로 6일 오전 열린 '미래부-이통3사 CEO 조찬간담회'에서 황창규 KT 회장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수장들은 이통사들의 과잉 보조금 경쟁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황창규
KT(030200) 회장은 "취임한지 두달이 지났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보조금 관련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면서 "보조금 경쟁에 올인하다 보니 다른 사업을 키울 여력이 없고,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여력도 생기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황 회장은 "이렇게 해서는 우리나라 IT 산업에 발전도 비전도 없다"며 "우리나라의 이런 현상(보조금 경쟁)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미래부와 이통3사 CEO가 6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왼쪽부터)과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최문기 미래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이상철
LG유플러스(032640) 부회장은 보조금 경쟁에서 특정 사업자를 지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5:3:2'로 고착화 된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점유율 구도를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부회장은 "경쟁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데 누구 하나를 손가락질 하기 어렵지 않나"며 "보조금 경쟁은 결국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한 문제인데 여기에 대한 사업자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문기 장관이 제시한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는 "요금제 인하에 대해 실무검토를 지시하겠다"면서 "다만 통신비가 '정보비'라는 국민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통화나 데이터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들은 저렴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성민
SK텔레콤(017670) 사장은 보조금과 관련해 "보조금을 국민 편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IT 생태계를 위한 신산업 육성정책에 공감하고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 시장이 하루빨리 안정화돼서 투자재원(리소스)을 산업 육성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문기 장관은 이통사 측에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중단하고, 이용자 후생을 생각하는 더 좋은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또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대국민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LTE 데이터 제공량을 30% 이상 확대 ▲피처폰 데이터 요금이 스마트폰 요금보다 더 비싼 것에 대한 개선안 ▲선택형 요금제를 사용자 패턴에 맞게 다양화 ▲가입비 폐지와 유심칩 가격인하 ▲취약계층 배려 ▲스마트폰 요금제 체계 개선 등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정부측 요구에 이통사들은 가입비를 내년까지 차질없이 폐지하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의 전환, 선택형 요금제 확대 등의 행정지도에 협조키로 했다.
다만 데이터 다량 이용자에 대한 부담완화와 유심 가격 인하방안, 정액요금제 부풀리기 등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한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6만2000원 정액요금제를 써도 실제로 납부하는 것은 4만6000원 수준이 된다"면서 "요금할인으로 부풀려진 정액요금제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나, 이통사들은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가 결합된 문제 이기 때문에 실태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빠르면 오는 7일 중으로 이통 3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통3사가 정부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징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법보조금을 풀어 시장을 교란시키고 소비자 차별행위를 하자 방통위는 지난 2월 미래부에 제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