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여배우 고아성·김고은, 스크린 맞대결

입력 : 2014-03-09 오후 12:34:2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극장가는 아름다운 OST로 중무장한 '겨울왕국'과 심은경의 독보적인 연기력과 독특한 소재로 인기를 모은 '수상한 그녀'의 뒷심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그러면서 리암 니슨의 '논스톱'과 '300:제국의 부활' 등 외화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영화인 '우아한 거짓말'과 '몬스터'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아한 거짓말'은 김희애를 비롯해 고아성과 김유정, 김향기가 나서는 작품이고, '몬스터'는 이민기와 김고은이 나서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여배우들을 앞세운 영화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그 안에는 고아성과 김고은이라는 차세대 배우들이 중심에 있다. 800만 관객을 넘은 심은경의 바통을 누가 차지하느냐도 3월 극장가의 또 다른 관심사다.
 
◇고아성 (사진제공=무비꼴라쥬)
 
◇신비한 소녀에서 교복을 입은 고아성
 
'우아한 거짓말'은 '완득이'의 김려령 작가 동명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금지옥엽 막내 딸이 학교에서의 왕따로 인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가족이 그 죽음에 얽힌 사연을 찾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큰 상처를 만들어내지를 담백하게 풀어냈다.
 
학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학부모와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비롯해 전세대가 아울러 보고 소통할만한 작품이라는 평이다.
 
큰 반전이나 강렬한 플롯을 갖고 있지 않은 이 영화는 출연 배우들에게 의지한다. 특히나 21년 만에 스크린을 찾은 김희애와 교복을 입은 고아성에게 특히 눈길이 간다.
 
고아성이 맡은 역할은 스스로 목숨을 잃은 천지(김향기 분)의 언니 만지다. 동생을 잃고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인물이다. 차갑고 도도하며 자기 감정 표현에 서툰 성격이다.
 
'설국열차'에서 요나로 깊이 각인된 고아성은 '우아한 거짓말'에서 새하얀 교복 블라우스를 입고 말간 얼굴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전과 달리 차갑고 도도한 만지를 완벽히 그려냈다. 특히 생전 동생이 남겨 놓은 편지를 읽고 오열하는 장면은 고아성의 아우라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은 "고아성의 연기력은 정말 수준급이다.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런 연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자기 나름대로의 주관이 뚜렷하다. 똑똑하고 현명한 여배우"라고 추켜세웠다.
 
4살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섰던 고아성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설국열차'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성인배우로서 차츰 발돋움 하고 있다.
 
봉준호 곁을 떠난 고아성이 김희애와 투톱으로 극을 이끈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흥행력을 입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고은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교복을 벗고 미친년이 된 김고은
 
김고은은 영화 '몬스터'를 통해 파격변신을 한다. 영화 '은교'를 통해 데뷔해 순백의 도화지 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킨 김고은은 '몬스터'에서 조금은 모자란 바보이자 동생을 잃고 미쳐 날뛰는 복순으로 분했다.
 
'몬스터'는 살인마 태수(이민기 분)에게 동생을 잃은 복순이 서로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물이다. '괴물은 누가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강한 메시지 아래 신비한 마스크의 이민기와 김고은이 극을 이끈다. 중간중간 웃음을 짓게하면서 눈시울도 붉힌다. 그러면서 관객을 시종일관 공포로 밀어넣는 작품이다. 신선하다는 평이 제법 많다.
 
극중 김고은은 재래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노점상 복순으로 교복을 벗고 이상한 옷을 걸쳤다. 시장 상인이 입을 법한 빨간 조끼에 사이즈도 엉성한 촌티나는 패션, 머리도 전혀 손대지 않고 핀만 꽂았다.
 
철거를 강요하는 건설회사 직원들의 머리를 무로 내리치거나, 욕을 일삼으며 이민기와 육탄전을 벌이기도 한다. 도저히 은교를 상상할 수 없는 퍼포먼스였다.
 
'몬스터'의 황인호 감독은 김고은에 대해 "배우 같지 않은 순수함이 있고 복순처럼 털털하게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고은 역시 준비를 많이 해와서 완전히 복순 같았다. 김고은을 믿고 촬영을 이어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은교'는 작품 성격상 높은 흥행을 거두기엔 무리가 있던 영화였다. 반면 '몬스터'는 예술성과 함께 대중성이 큰 작품이다. 김고은에게 있어 상업영화 첫 도전인 셈인 '몬스터'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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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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