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대부분 정상진료..33곳 중 4곳만 휴진

입력 : 2014-03-10 오후 5:13:0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전국 의사들이 10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개원의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토마토>가 이날 오전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33곳의 동네 병의원을 직접 방문 확인한 결과, 4곳만 휴진하고 나머지는 모두 정상진료 중이었다. 의료대란이 현실화되지 않으면서 파업을 주도했던 대한의사협회는 투쟁의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앞서 의협은 원격진료제 도입과 영리 자회사 설립 등 정부 의료정책을 강하게 반대하며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중환자실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국의 병의원에서 집단 휴진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 만의 대규모 총파업으로, 개원의들은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과 함께 이번 파업의 핵심변수로 지목돼 왔다. 특히 동네 병원가를 형성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파업 참여율이 높을 경우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등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적 피해 확산은 불가피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모습에서 의료계 총파업에 대한 여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집단휴진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
 
진료 중인 이비인후과를 찾은 50대 남성은 "큰 병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동네병원을 찾은 입장에서 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환자들 역시 "별 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날이 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인 점을 감안하면 동네 병원가는 사실상 정상진료로 불편을 최소화했다.
 
다만 의사 등 동네병원 의료인력들은 하나같이 인터뷰를 거부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중 일부는 정부의 강경 대응에 대한 부담과 함께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도 적잖이 드러냈다.
 
◇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소재 안과가 10일 휴진을 알리고 있다.(사진=정기종 기자)
 
문제는 향후 사태 전개 여부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이번 파업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규정,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검찰, 경찰 등 사정당국과 함께 공동전선을 형성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첫날 파업이 예상보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재개되는 전면파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의협은 이날 전일 파업을 시작으로 11일부터 23일까지 주 5일 40시간 적정근무를 실시한 뒤 24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의협은 전공의들의 가세로 힘을 받으면서 이날 파업 참가율이 70%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복지부가 이날 정오 기준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실제 참여율은 29.1%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별 다른 자체 참여율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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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