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내부서도 "남재준 해임해야"..野 '특검' 공세 지속

새누리, 특검 반대.."특검·국조, 논란 해결방법 아냐..시간만 지체될 것"

입력 : 2014-03-11 오후 7:10:07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10일 유감 표명과 진상규명 지시하고 검찰도 수사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야당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공세의 핵심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특검 통한 진상규명' 없이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동조의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과 국정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사진 가운데) ⓒNews1
 
전병헌 원내대표는 "나라 망신은 둘째 치고 외국 정부의 공문서 위조와 재판 증거를 조작해 국민을 간첩으로까지 만드는 상황인데 (그동안) 국정원의 전횡과 농단을 방치한 박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가 없는 것은 기가 막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전날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생색내기용"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남재준 원장의 즉각적인 해임과 특검을 통한 엄정한 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이런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책임을 묻지도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성토했다.
 
이어 장병완 정책위의장·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김현 의원도 '남재준 원장에 대한 해임'과 '특검 도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이번 사건을 초래한 장본인은 남재준 원장이고, 책임져야 할 두번째 당사자는 박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연 수뇌부의 지시나 허락 없이 간첩까지 날조해 낸 이런 대규모 서류 위조가 가능했겠나"고 반문하며, 남 원장의 개입을 확신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날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검찰도 이번 조작 사건의 공조자로 봐야한다며 "검찰이 국정원을 수사하는 것에 과연 국민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을지 대단히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에서도 친이계를 중심으로 남 원장 해임과 특검 도입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간첩이냐 아니냐는 법원이 가릴 문제"라며 "다만 증거위조 논란에 대해선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News1
 
이 의원은 아울러 댓글 문제와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 등의 많은 정치적 문제를 야기할 때마다 새누리당이 국정원 감싸기에 급급했다며 공당으로서의 도가 아니라고 맹비난했다. ‘친이계’ 김용태 의원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사건 해결을 위해선 우선 특임검사라도 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변인의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대출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 후 기자와 만나 "전날 브리핑 내용과 입장이 같다"고만 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 ⓒNews1
 
그는 전날 박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이후 "검찰은 간첩혐의는 간첩혐의대로, 증거조작 논란은 증거조작 논란대로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야당을 향해선 "대통령과 검찰이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 방침을 밝히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시점인데도, 본체만체하며 정치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11일 오후 브리핑에선 이 문제를 언급했다. 민주당을 향해 "사건의 실체 규명에는 관심 없고 틈만 나면 대통령 사과, 기관장 해임, 특검만을 요구하며 끝도 없이 식상한 공세를 펴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그는 "대통령을 정쟁의 한복판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민주당이 요구하는 특검이나 국정조사는 시간만 지체시킬 뿐 논란을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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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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