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박근혜 정부가 12일 지역경제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6월 지방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선거를 불과 두달 보름여 남겨 둔 상황에서 대대적인 지역 개발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은 시점상 여권후보 지원사격이라는 비난을 각오하고서라도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원하는 발언이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킨데다 청와대 비서진들 일부가 지방선거 공천과정에 개입된 정황으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져 정부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지방선거에서 지역경제정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정치권을 자극할 소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학회, 언론사, 시민단체 인사 등 매니페스토 추진협의체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4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전체 어젠다의 24%)였다.
이번 대책의 내용면에서도 정치적 파장은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행복생활권을 추진하는 내용은 선거과정에서 시·군, 시·도간의 분쟁으로의 발전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불필요한 지역의 경계를 허물어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간 이권다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행복생활권은 전국 191개 시·군을 56개 생활권으로 묶는 방안으로 1개 생활권은 2개에서 최대 9개 시·군을 통합하는 경제권역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대구와 영천, 경산, 군위, 청도, 고령, 성주, 칠곡, 합천 등 9개 기초자치단체가 하나의 중추도시생활권으로 개발되고, 광주지역에서는 광주와 나주, 담양, 화순, 함평, 장성 등 6개 기초자치단체가 하나의 중추도시생활권으로 묶였다.
또 경기도 포천과 연천+강원도 철원, 전북 무주+충북 영동+경북 김천 등의 생활권은 시·도간 경계도 넘어선 농어촌생활권으로 구분됐다.
자연스럽게 여러개의 기초자치단체장의 지역경제개발 공약과 중첩될 수밖에 없는 셈.
이와 관련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다른 의견이나 논의들도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그런 과정에서 좀 더 지역이 희망하고 지역에 적합한 사업들이 선정될 수 있는 기회로 (이번 대책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과정도 다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활권의 사업선정에서부터 갑론을박이 치열할 전망이다.
정부는 당장 이달부터 오는 7월까지 이번에 구분한 각 생활권별로 필요한 사업을 지역이 스스로 제안하도록 하고, 지역수요가 많은 사업은 사업규모도 늘리고, 목표달성시기도 조절하기로 했다.
같은 생활권으로 묶였지만 어느 시·군의 사업의 규모가 더 커지고 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는지를 놓고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할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의견수렴 기간이 6월4일 선거일을 절묘하게 관통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생활권별 추진사업에 대한 타당성평가를 하고, 유사 중복사업을 조정, 기존사업과의 활용도를 고려해 지원대상을 최종 선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타당성평가 등의 통과여부를 놓고 갈등이 발생할수도 있다.
최종적으로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과 없는 사업의 구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사업검토 후 올해 예산집행 과제에 반영이 가능한 경우 우선 지원하고, 2015년 예산부터 관련 소요를 본격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