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 기자] 지난해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한 자금운용 규모의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동양사태로 소비자 불안 심리가 늘어나고 금융당국의 특금 규제가 맞물린 결과다.
13일 금융감독원의 '2013년 신탁업 영업현황'에 따르면 특전금전신탁 수탁고는 177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4.4% 증가했다.
상반기 10.2%로 높았던 특정금전신탁 증가세는 하반기 3.8%로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106조3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70조6000억원), 보험사(800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특전금전신탁은 투자자가 신탁회사에 자산을 맡기고 운용방법을 지정하는 상품이다.
금감원은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의 박스권 장세로 단기안전자산 선호가 형성되면서 특정금전신탁 규모의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동양사태의 여파로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금전채권신탁도 지난해말 대비 38.9% 증가한 92조5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매출 재권 등 자산을 신탁하고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말 토지신탁 수탁고는 전년말 대비 20.8% 증가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비를 신탁회사와 시행사 등이 분담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차입형 토지신탁 선호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57개 신탁회사의 수탁고는 전년말 대비 13.3% 증가한 49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은행의 수탁고가 21.2% 늘면서 가장 크게 증가했고 증권사도 14.7% 증가했다. 부동산신탁회사는 전년말 대비 소폭 감소했고, 보험회사는 수탁고가 미미한 수준이다.
점유율별로는 은행이 49.4%로 가장 높았다. 증권사는 전체 신탁시장의 26.2%를 차지했고, 부동산신탁회사는 23.9% 수준이었다. 보험사의 점유율은 0.5%를 기록했다.
신탁재산별로는 금전신탁의 증가율이 16.0%로 재산신탁의 10.5%에 비해 높았다.
금감원은 동양사태 이후 특정금전신탁 제도 개선 조치를 조속히 정착하는 데에 집중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탁회사의 제도개선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투자자보호를 강조할 것"이라며 "투자자보호와 신탁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