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닛 그룹 전성시대'..그 현실적인 이유들

입력 : 2014-03-13 오후 4:25:14
◇최근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 오렌지캬라멜. (사진=플레디스)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유닛 그룹 전성시대’다. 가요계에선 아이돌 그룹의 일부 멤버들이 별도의 그룹을 결성해 인기몰이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소녀시대의 태연, 티파니, 서현이 결성한 태티서,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이 결성한 GD&TOP 등이 대표적인 인기 유닛 그룹이다. 최근엔 샤이니의 키와 인피니트의 우현이 만든 유닛 그룹 투하트가 데뷔했고, 애프터스쿨의 레이나, 나나, 리지로 구성된 오렌지캬라멜이 새 앨범을 발표했다.
 
이처럼 유닛 그룹의 활동이 활발한 이유가 뭘까. 표면적인 이유는 기존 그룹 활동에서 잘 보여주지 못했던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인조보다는 5인조가, 5인조보다는 2인조가 개인의 끼를 발산하기에 용이하다. 하지만 유닛 그룹의 활동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숨어있다. 그 이유를 살펴봤다.
 
◇기존 그룹 공백 최소화
 
아이돌 그룹들은 활발한 활동을 펼친 뒤 다시 신곡을 내기 전까지 일정 기간의 휴식기를 갖는다. 그 기간 동안 새로운 앨범 콘셉트에 대해 고민하고, 곡 작업을 진행한다. 성공적인 컴백을 하기 위해선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공백기는 1년 정도다.
 
그런데 기획사의 입장에선 이 기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꾸 활동을 해야 대중에게 얼굴도 더 많이 알리고, 경제적인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유닛 그룹 결성은 기존 그룹의 공백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1년 동안의 공백기 사이에 유닛 그룹 활동을 한 번 해주면 공백기는 6개월로 줄어든다. 한 번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얼굴을 더 보고 싶어 팬들의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 완전히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앨범을 낼 수는 없다. 또 비슷한 모습이 매스컴에 자꾸 비춰지는 것도 홍보 전략상 좋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유닛 그룹 활동을 하게 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 전했다.
 
◇“멤버 적으면 지방 행사 가기도 편해”
 
아이돌 그룹과 가요 기획사의 가장 큰 수익원 중 하나는 각종 행사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돌들은 바빠도 너무 바쁘다. 상당수의 아이돌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하는 등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모든 멤버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물론 일부 멤버를 제외하고 행사 무대에 서기도 하지만, 인원이 적은 유닛 그룹일 경우엔 각종 행사 무대의 스케줄을 맞추기에 더 용이한 측면이 있다.
 
관계자는 “일부 기획사에선 ‘행사용’으로 유닛 그룹을 기획하기도 한다. 빡빡한 지방 행사를 진행하기엔 아무래도 멤버가 적은 쪽이 낫다”며 “비용도 절감이 된다. 멤버수가 많은 기존 그룹이 이동할 땐 차 두 대가 움직여야 했지만, 유닛 그룹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맞춤형 그룹 구성 가능
 
아이돌 그룹은 한류스타로서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요 기획사들은 아이돌 그룹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그런데 유닛 그룹만 잘 구성하면 해외 시장을 좀 더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슈퍼주니어와 엑소가 대표적인 경우다.
 
슈퍼주니어의 유닛 그룹인 슈퍼주니어-M은 중화권을 겨냥해 만들어진 팀이다. 시원, 려욱, 규현, 동해, 헨리, 조미, 은혁, 성민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중국어 가사로 된 노래를 부르며 현지 팬들을 사로잡는다. 중국계 캐나다인 헨리와 중국 국적의 조미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지 팬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다.
 
엑소 역시 유닛 그룹인 엑소-M을 통해 중화권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계 캐나다인 크리스와 중국 멤버 루한, 레이, 타오 등이 팀의 주축이다.
 
슈퍼주니어-M과 엑소-M은 중국에서 현지 가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톱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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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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