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LG유플러스(032640)와
KT(030200)의 사업정지로 통신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저가의 요금제와 단말기를 서비스하는 알뜰폰(MVNO) 업체가 보조금 과당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지난 14일부터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해 최대 84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사업정지 개시일인 13일에는 보조금 수준이 40만원 수준(번호이동 가입자 기준)에 머물렀지만 지난 14일부터 70만원대 보조금을 제공하고, 여기에 요금할인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84만원까지 현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
특히 5만2000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12만원 이상의 요금할인을 제공하는 등 기존 통신사가 편법 영업으로 지적받았던 '우회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도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방통위 점검 등에 대비해 15일 오전 보조금 규모를 축소했다가 오후부터 다시 규모를 키우는 등 정부의 보조금 규제를 피해가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며 "통신사의 영업정지가 계속되는 5월말까지 시장 안정화가 요원하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은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가 2만원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과도한 보조금을 푸는 것에 무리가 있다"며 "아무렴 대기업일지라도 70만원대 보조금을 자체적으로 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의 ARPU는 2만1595원으로 이통3사의 평균 ARPU인 3만4000원대의 63% 수준에 그친다.
이에 대해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회사와 직접적으로 계약 관계가 있는 대리점에서 지급된 보조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 도매 대리점들이 관리하고 있는 일부 판매점에 자체 조달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정지 이후 판매점들이 어렵다보니 대리점들이 이들의 수익을 보전해주려고 한 조치로 보인다"며 "이는 판매처 확보가 어려운 알뜰폰 업체들이 인지도 확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과다 보조금 지급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정 조치해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CJ헬로비전이 지난 14일부터 시행한 온라인 정책(보조금 지급)표. 베가시크릿업을 할부원금 11만원에 판매하고, 갤럭시S4를 28만원에 판매하는 등의 과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웹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