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원자력방호방재법에 대해 여야가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23일 긴급호소문에 이어 새누리당이 연일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정부와 새누리당의 태도를 '호들갑'이라고 일축하며 방송법 등과의 연계 처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3일 긴급호소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가안보와 전 세계 핵안보에 관한 위중한 사안이어서 다른 법안과 연계해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며 원자력방호방재법에 대한 조속한 국회 통과를 국회에 요구했다. '국가안보'를 거론하며 야당의 연계 처리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법은 대한민국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약속한 핵테러억제협약 및 핵물질방호협약과 연계돼 있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일부터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임 의장국 국가원수로서 이 법의 국회의결 여부를 국제사회에 보고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법안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법을 의결하지 못한다면 국회 스스로 책무를 져버리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국익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법안 통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방송법 연계 요구에 대해선 "방송법하고는 전혀 연계가 돼 있지 않다"고 일축하며, "민주당의 주장은 황당하고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정홍원 국무총리(왼쪽부터) ⓒNews1
민주당은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에 적극 반박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여당이 중요성을 강조하는)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은 2년 전에 정부에서 발의했던 법안"이라며 "정 총리의 말대로라면, 이 위중한 법안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고, 새누리당은 논의 목록에조차 올려놓지 않았던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국가안보와 전 세계 핵안보에 관한 위중한 사안’이라고 호들갑을 떨지만, 2년 동안 나 몰라라 방치한 잘못,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해치고 국격을 손상시킨 잘못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정애 대변인은 "법안 처리가 문제로 부각되는 동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해외에, 일부 초선의원들은 평일 골프회동을 하는 등 스스로 이 법안을 처리할 의지도, 노력도 실제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새누리당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어 "몇 번이나 입장을 반복해서 밝혔지만, 민주당은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에 협조할 의향이 있고 새누리당과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민생법안 등을 함께 처리하자는 야당의 합리적인 제안에 제발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