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금융당국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완화가 임박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일 발표된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HSBC가 집계한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1을 기록했다. 이는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갖추고 있는 중국 정부가 곧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 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PBOC)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춰 은행권 대출 여력을 개선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당국이 과거와 같이 인프라에 대한 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이미 부양 기조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성장을 안정시키고 내수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주요 산업에 대한 투자 프로젝트의 건설 가속화와 조기 예산 집행을 지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리 총리의 발언이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미니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초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1420억위안(228억달러)을 투입해 5개 철도 노선을 짓는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했고, 중국 철도그룹은 충칭시에 200억위안 규모의 철도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경기 둔화 국면에서 철도 등에서의 투자를 확대하는 소규모 부양책에 나선 바 있다.
PBOC가 자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PBOC는 지난 17일부터 일일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기존의 1%에서 2%로 확대했다. WSJ는 "PBOC가 이번 조치에 대해 위안화 변동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돼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우선주 발행 허용 결정이 경기 활성화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1일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을 비롯해 다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상장사, 자사주 매입 상장사 등에 대해 우선주 발행을 허가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상업은행들이 상하이증권거래소인덱스50에 34%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주가 하락으로 보통주 매각·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이 어려워진 은행들의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경기 부양'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은 채 다양한 경기 활성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정부 관계자들 발언에서의 미묘한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