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씨티그룹 등 5개 은행의 자본확충 계획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씨티그룹과 자이언스은행, HSBC와 RBS, 산탄데르 등 5개 은행이 제출한 자본확충 계획을 거부하고 나머지 25개 은행의 계획은 승인한다고 밝혔다.
(사진=씨티그룹 페이스북)
자이언스은행은 앞서 연준의 1차 스트레스테스트에서도 최저 자기자본 비율인 5%를 충족하지 못하며 30개 은행 중 유일하게 탈락한 바 있다. 씨티그룹과 HSBC, RBS, 산텐데르 등은 자본확충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질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5개 은행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이 포함된 자본확충 계획을 수정해 연준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 연준의 재승인을 받을 때까지는 배당을 실시할 수 없다.
대형은행 중 유일하게 명단에 오른 씨티그룹은 최근 3년간 두번이나 연준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스트레스테스트 탈락 소식에 씨티그룹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5.4% 급락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자사주매입 규모를 지난해보다 다섯배 이상 늘리고 주당 배당금액을 4센트에서 5센트로 늘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매입과 1억2000만달러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 등은 자사주매입과 배당금 규모를 낮추는 수정계획안을 제출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BoA는 이번에 연준의 허가를 받으며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JP모건과 BoA 등 16개 대형은행의 배당금은 모두 228억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23% 늘어났다.
연준의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발했을 때 대형은행들이 경기 악화의 충격에서 자력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매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