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사 및 계열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일단락됐다. 사진은 KB금융지주 주주총회 모습.ⓒNews1
[뉴스토마토 이종용·임효정기자] KB금융지주를 끝으로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주총 시즌이 일단락됐다.
공통적으로는 사외이사진이 대폭 교체되는 등 경영진의 '친정체제'가 꾸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임영록 KB 회장, 2기 임기를 시작하는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해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 모두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KB금융지주는 28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2013회계연도 결산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사외이사 3명을 신규로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3명이 교체됐다.
사외이사진 가운데 어윤대 전 회장 쪽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자의반타의반으로 물러나면서 임 회장의 친정체제가 꾸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국민은행 제3노조가 사외이사 선임을 '낙하산'이라며 입장하려다가 저지되는 등 마찰이 있기도 했다.
주총이 끝난 직후 임영록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LIG손해보험(002550)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임 회장이 새로 꾸려진 사외이사진을 어떻게 설득할 지 앞으로의 관심사다. KB금융은 지난 2012년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ING생명 인수에 실패한 적 있다.
앞서 전날에는 신한금융지주가 주총을 열고 한동우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한 회장은 향후 2017년까지 3년간
신한지주(055550)를 이끌게 된다. 한 회장은 2011년 취임 당시부터 '따뜻한 금융'을 강조해왔다. 2기 체제에서는 '따뜻한 금융 2.0'를 목표로 내재화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외이사진도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신한지주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9명의 임기가 이번 달로 끝났지만 최장 5년의 임기를 다 채운 2명만 교체되고, 나머지 7명은 모두 재선임됐다.
지난 21일 주총을 끝낸
하나금융지주(086790)는 김승유 전 회장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 4명을 교체했다. 이와 함께 김 전 회장이 2012년 퇴임 이후 유지하던 하나금융 고문직을 완전히 내려놓는 등 김정태 현 회장의 친정체제가 보다 강화되는 모습이다. 임기가 3년인 김정태 회장에게는 이제 1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이와 함께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주총을 통해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의 선임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재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들 은행장의 공식 임기는 앞으로 2년으로, 하나금융이라는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의 통합을 원만히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밖에 민영화 작업을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053000) 및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사실상 통합했다. 우리금융은 당초 7명인 사외이사를 6명으로 줄였다. 우리은행도 6명인 사외이사를 4명으로 줄였으며, 이들 4명 모두 우리금융 사외이사를 겸임토록 했다.
지난해 지방은행과 증권 부문을 매각한데 이어 정부는 연내 우리금융지주를 우리은행과 합병할 방침이다. 이에 금융지주와 은행으로 나뉜 이사회도 합병 절차에 맞춰 통합하게 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 대부분이 임기 중반을 맞거나 2기 임기를 시작하는 올해는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라며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되면서 경영진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연봉을 최대 절반으로 깎았다. KB금융은 이사보수 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올해 25억원으로, 신한지주는 6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하나금융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낮췄다. 최근 실적이 악화된데다가 고액 연봉을 지적하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