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통일 구상이 무색하게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7개 지역에 해상사격구역을 선포, 남북 관계에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서남전선사령부 명의로 해군 2함대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해 오늘 중 백령도 NLL 북쪽에서 연평도 북쪽 대수압도 인근까지 7개 구역에 해상사격훈련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남측 선박이나 함정이 통보한 지역에 들어가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이 지역은 NLL 이북이라 원래 우리 선박 또는 함정이 들어갈 수 없지만 군은 백령도·연평도 주민의 안전을 위해 북한이 통보한 지점에 접근을 통제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또 북한에 NLL 이남으로 사격을 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통보한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이 해안포와 방사포 등을 이용해 NLL 인근 지역을 사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운 양상이다.
◇안개에 휩싸인 백령도 앞바다. ⓒNews1
북한은 최근 동해상에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한 것에 이어, 30일에는 외무성 성명을 통해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군사적 도발의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 세 차례의 핵실험이 모두 외무성에서 예고한 이후 했다는 점에서 도발을 단행할 시기에 임박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 인정" 혹은 "6자회담에서 중국과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핵능력 과시"일 것으로 풀이했다.
유 교수는 "한미 연합훈련이 4월 18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지 않느냐"며 "그 기간이 지난 후 북한이 압력을 누그러뜨리면 드레스덴 제언을 구체화하는 방식의 북한과의 접촉이 예상되고, 만약 그전에 북한이 도발을 극대화한다면 남북 간의 대화나 협력 분위기가 상당기간 늦춰지지 않을까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