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사실상 파산..중견사 위기감 고조

법정관리·워크아웃 업체, M&A 성사가 '관건'

입력 : 2014-04-02 오후 4:47:53
◇벽산건설 회생절차 폐지결정 공고문.(사진=벽산건설 홈페이지 캡쳐)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2000년대 들어 한때 시공능력평가 15위까지 기록했던 벽산건설(002530)이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쌍용건설(012650)의 상장폐지에 이은 벽산건설의 파산 소식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의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은 벽산건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 조만간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벽산건설의 파산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시평액 순위 35위의 중견종합건설업체인 벽산건설은 2000년대 들어 아파트 브랜드 '블루밍'으로 시평액 순위 15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수주 부진과 유동성 부족으로 2010년 6월 워크아웃과 2012년 6월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지난해 말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과 M&A(기업인수·합병) 시도 등을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끝내 인수가 무산되면서 파산의 운명을 맞았다. 이는 1958년 한국스레트공업이란 상호로 설립된 지 56년 만이다.
 
같은 날 쌍용건설도 한국거래소의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인 지난달 말일까지 자본전액잠식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쌍용건설은 상장폐지 상태에서 진행 중인 공사는 계속 수행하며, 매각 작업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 대부분이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으면서 부도 공포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동양건설(005900)산업과 LIG건설, 남광토건(001260) 등 여러 중견사들이 기업 매각 시도로 재도약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왔다.
 
지난해에만 무려 네 차례의 입찰이 무산된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노웨이트 컨소시엄과 본계약까지 체결했으나 잔금 미납으로 M&A 실패 후 계속해서 새 주인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LIG건설과 남광토건도 지난해 8월 매각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인수자가 나서지 않아 M&A가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M&A시장에서 매각을 통한 회생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며 "자본 확충에 실패할 경우 상장폐지가 불가피해 연쇄 부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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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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