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김보선기자] 거래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을 살리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자체적으로 내부 방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ELW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한 현재의 규제 수준을 섣불리 완화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발표될 파생시장 활성화 대책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위 주관으로 가동된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8일 한달 동안의 활동을 마쳤다.
이에 따라 주무부서인 자본시장과에서는 TF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논의됐던 내용을 종합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거래소 측은 금융위에 ELW 시장의 거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내부안을 마련해 보고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의 규제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꾸자는 취지의 내부안을 마련해 건의했다"며 "이는 거래 침체를 타개하자는 것으로, 단순 규제 완화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마련한 내부안은 전문투자자를 위한 시장활성화 대책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병행하는 '투 트랙(two-track)'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LW 시장 규제의 단초가 됐던 투자자 보호 방어막은 유지하면서도 거래부진을 타개하자는 것.
즉, 과열 논란이 있었던 만큼 투자자보호 대책은 유지하자는 취지에서 기본예탁금 1500만원은 유지하고, 거래활성화를 위해 호가 범위를 현재보다 촘촘하게 만들자는 내용이다.
정부는 2010~2012년 세차례에 걸쳐 ELW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각종 규제를 적용했다. 우선 개인투자자의 섣부른 투자 억제를 위해 1500만원의 예탁금을 내도록 했다. 또 호가범위는 기존 무제한에서 8~15%로 제한했다.
업계에서는 규제 도입 후 사실상 존재 이유를 잃은 ELW를 비롯한 파생상품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위의 TF 가동도 이같은 업계의 호소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금융회사의 파생상품 거래는 전년보다 위축돼 5경7121조원에 그쳤는데, 이 중 코스피200 옵션·선물 거래의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
금융위는 그동안 ELW 규제를 섣불리 완화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만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간 만큼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접점을 찾겠다는 의지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ELW 시장의 과도한 위축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 당국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ELW 시장뿐 아니라 한달여 동안 TF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입장을 들었기 때문에 종합적인 결론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