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증권업황이 악화되면서 증권업계 2차 구조조정설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회사와 매물로 나와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우리투자증권지부는 서울 농협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협금융지주는 살인적인 구조조정 시도를 즉각 철회하고 고용안정을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앞서 1000여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은 "1000명 감원이 사실이라면 현 직원의 3분의 1인데, 인수합병이 아니라 한 회사가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력 조정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겠지만 시기와 규모는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매물로 나와있는 현대증권도 구조조정설의 진원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음에도 조직 규모를 줄여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달 리서치센터가 조직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계약이 만료된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30% 정도 감원되면서 타부서 역시 안도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증권사들의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증권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자산기준 상위 20개 증권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9개월간 직원 1인당 순이익은 평균 42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직원 1인당 평균 순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인력 감축이 예고되면서, 증권사별로 구체적인 예상 감축 인원까지 거론되며 각종 구조조정설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00여명의 직원을 그룹 계열사에 전환배치하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또 다시 추가 구조조정설이 나온다.
회사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1500명, 700명, 500명 등 구체적인 감원 숫자까지 거론될 정도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테일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19개 전국 지점을 5개 초대형 거점 점포로 개편하기로 한 후 감원설이 돌았다. 점포가 줄면서 직원수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메리츠종금증권 측은 "거점점포는 지점을 키우는 차원이지 축소 개념이 아니라 인원감축은 전혀 없고 수평 이동만 있다"며 "고용형태 변화라든가 구조조정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구조조정설이 나온 회사들은 현재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증권업계 2차 구조조정은 본격화될 것"이라며 "업황 부진으로 인력 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조조정 형태가 아니더라도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구조로 갈 수도 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각사별로 특화된 강점을 가진 곳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