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대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8일 씨티은행은 현재 190개 국내 지점 가운데 29.5%에 해당하는 56개 지점을 통폐합한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이 소매금융 지점이며, 앞으로 두 달 가량에 걸쳐서 문을 닫게된다.
씨티은행은 매주 폐쇄될 지점 5~10곳을 순차적으로공개한다. 당장 9일부터는 수원역지점, 경서동지점 도곡매봉지점, 압구정미성아파트지점, 이촌중앙지점 등 5곳을 폐쇄한다.
SC은행도 국내 영업점 줄이기에 적극적이다.
모회사인 SC그룹은 지난해 11월 국내 지점을 중장기적으로 25% 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SC은행의 국내 지점 수는 346개(지난해 9월말 기준)에서 250여개로 줄게 된다.
이들 외국계 은행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데는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SC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6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0% 급감했다. 씨티은행도 2191억원으로 전년보다 8.1%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좋아졌지만 2011년(4413억원)을 비롯한 예년 실적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점 통폐합에 따라 인력 감축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씨티은행 내부에서는 씨티금융지주의 인력 구조조정 규모가 최대 1000명에 달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중 씨티은행의 명예퇴직 신청 목표 규모만 650명으로 전해졌다.
김영준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지점 축소 등 구조조정은 노사 합의사항"이라며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영업점 축소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SC은행 노조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조정을 단행할 경우 강력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